[지구촌NGO]미모 여대생 "난자 팔러 서부로"

  • 입력 2001년 5월 28일 19시 44분


미국 하버드대 박사 과정에 다니는 레이첼(여·가명)은 금발색 머리카락에 파란 눈을 가진 키 180㎝의 늘씬한 미녀. 레이첼은 지난해말 일주일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다. 불임 중년 부부에게 1만8000달러(약 2300만원)를 받고 난자를 팔기 위해서였다. 레이첼은 올 2월에도 샌디에이고에 사는 부부에게 난자를 팔았다. 거래 가격은 작년보다 더 올랐다.

미 LA타임스는 27일 미 북동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 여학생들이 불임 부부에게 거액을 받고 난자를 팔기 위해 서부 캘리포니아주로 몰리고 있다고 특집 기사로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에서 불임 연구가 가장 활발한데다 개방적인 문화 때문에 정자나 난자 매매가 흔하게 이뤄지기 때문. 이 지역 중개업자들은 미 동부지역에서는 비밀인 난자 제공자의 약력과 사진 등을 공개한다. 불임 부부는 돈을 더 많이 주더라도 선택의 여지가 있어 제공자의 신원을 알고 싶어한다.

비싸도 좋으니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젊고 건강한 여성의 난자를 구해 달라는 주문 때문에 예일 하버드 프린스턴대 등 아이비리그 여학생이 난자 거래상의 공략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학보에까지 난자 중개업자의 광고가 버젓이 실리기도 한다. 레이첼도 ‘SAT(대학입학 학력고사·1600점 만점) 1400점 이상, 신장 175㎝ 이상, 5만달러’라는 학보 광고를 보고 난자를 팔기로 했다.

난자 매매 광고는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뿐만 아니라 전국의 주요 명문대 학보에도 자주등장한다. 최근 스탠퍼드대학 학보에는 ‘학사 과정을 마친 체육 특기자 출신의 30세 이하 백인 여성, 10만달러’라는 광고가 게재돼 석·박사 과정 여학생의 눈길을 끌었다. 전국 60개 대학에 정기적으로 광고를 싣고 있는 난자 거래 중개업체인 ‘옵션스’는 매일 200여명의 여학생이 난자 제공에 관한 문의 전화를 해 온다고 밝혔다.

미 연방법은 장기 매매는 금하지만 정자와 난자 매매는 규제하지 않고 있다. 루이지애나를 제외한 미국의 모든 주의 법도 난자 매매를 규제하지 않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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