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살기에 가장 힘든 나라, 아프가니스탄〓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차도르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감싸야 하는 것은 물론 외간 남자에게 말을 건네는 것도 금지돼 있다. 1996년 과격 이슬람 세력인 탈레반 정권이 전국을 장악한 뒤 여성들의 삶은 더 힘들어졌다. 탈레반은 종교와 도덕적인 이유를 들어 여성들이 집 밖에서 일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했으며 집의 모든 창문에는 페인트칠을 해 밖에서 들여다볼 수 없게 했다. 수십년간의 내전으로 남편을 잃은 부인들이 당국의 눈을 피해 거리에서 동냥을 하는 일이 다반사다.
▽언론인에게 최악의 나라, 이란〓이슬람 최고지도자인 보수파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는 작년 3월 신문 잡지 16종을 폐간 조치했다. 또 이슬람의 가치에 반(反)한다는 이유로 30개 이상의 언론사를 폐쇄했다. 언론인 수십 명이 감옥에 갇혔다. 뉴스위크는 개혁 성향의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집권으로 이란에서 언론 자유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은 요원하다고 평가했다.
▽백인 남성이 살기에 최악의 나라, 러시아〓백인 남성은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양질의 삶을 누리지만 러시아에서는 예외다. 러시아 남성의 상당수는 알코올 중독자이며 에이즈나 폐결핵에 걸리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자살률은 유럽국가의 2.5배. 소련 몰락 전 64세였던 남성 평균수명은 현재 59.8세로 여성(72.2세)보다 12년 짧다.
▽납세자에게 가장 가혹한 나라, 벨기에〓지난해 벨기에 정부는 세금 및 사회보장제도 재정 충당 명목으로 납세자 소득의 40% 이상을 거둬들였다. 세율은 최고 55%로 유럽 최고 수준. 전문가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회보장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정부가 몇 년간 적자재정을 편성한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교육 기회를 박탈하는 나라, 미얀마〓미얀마 군사정권은 88년 국민들의 대대적인 민주화 항쟁과 학생 시위를 겪고 난 뒤 국민과 학교를 갈라놓았다. 96년 전국의 대학과 초중고교를 폐쇄조치했고 현재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작성 등 조건부로 일부 학교만 개방했다. 이에 따라 미국 태국 싱가포르 등으로 망명하는 교사와 학생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뉴스위크는 이 밖에도 시에라리온은 아동에게 최악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성애자에게 최악의 나라, 북한은 정보통신업자에게 최악의 나라로 꼽았다.
또 인도네시아는 대통령을 하기에 최악의 나라, 콜롬비아는 부자에게 최악의 나라로 선정했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