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재단 평생회원이자 나눔의 가게에도 참여하고 있는 그는 요즘 ‘나눔의 가게’ 전도사로 변신했다. 그는 “인척들부터 시작해 인근 300개 꽃집을 모두 나눔의 가게로 가입시키겠다”고 의욕을 보인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빵집 ‘케익한스’를 운영하는 한성훈(韓盛薰·37)씨는 “매일 매출에서 4000∼5000원씩을 떼어내 저금해두었다가 나눔의 가게 기금으로 낸다”고 한다.
나눔의 가게 참여자가 늘고 있다. 나눔의 가게란 매출의 1%에 해당하는 현금 또는 현물을 아름다운 재단을 통해 이웃에게 기증하는 가게.
삶의 터전에서 지속적이고 이성적인 기부를 하는 공간이자 한푼 두푼 보통 시민의 작은 정성이 모여 큰 물결을 이루는 소액기부의 전형이다.
9월20일 서울 동숭아트센터(대표 김옥랑·金玉浪)가 나눔의 가게 1호점이 된 뒤 11월 중순까지 가입 신청을 한 곳은 50여곳.
대부분 작은 업체이고 업종도 다양하다. 빵가게 극장 꽃집 정육점 책방 인삼가게 영어교실 도장가게 문구점 등 생활주변에서 마주치는 동네가게들이다.
아름다운 재단 임영신(林英信) 간사는 “참가자들은 순익의 1%를 내는 경우도 있고 매달 2만원에서 15만원까지 성금을 내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한다.
현물 기탁도 적지 않다. 동숭아트센터는 매달 영화관람권 300장을 기부한다. 무용 연극 뮤지컬 등의 공연을 하는 ‘공연기획 210’도 기획공연 중 1%를 티켓으로 기탁하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에서는 참여업체에 나눔의가게 현판을 달아주고 적립된 기금은 ‘나눔의 가게 기금’으로 묶어 기금 출연자들로 구성되는 운영위원회가 운영하게 할 예정. 그 첫 운영위원회가 24일 열린다.
이 날 뽑힌 임원진이 나눔의 가게 기금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불우어린이들을 돕자는 의견과 시민운동을 지원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나눔의 특징은 ‘새끼를 친다’는 점. 한번 회원으로 참여한 사람이 모금의 ‘전도사’가 되는 것이다.
강원 동해시에서 여성체형미교실 ‘에벤에셀’을 운영하는 김경숙(金京淑·44)원장은 “주변가게 10군데를 참여시킬 계획”이라며 “약정서까지 모두 받아둘테니까 한 번 내려와 챙겨가라”고 아름다운 재단측에 연락했다.
동대문종합시장의 원단가게 ‘신성’사 이용석(李龍錫·36)대표는 나눔의 가게에 참여한 것은 물론 시장에서 늘 발생하는 잔돈을 모아 갖다주겠다며 저금통을 보내달라고 제안해오기도 했다.
“보통 손님들이 몇만 몇천원이면 뒤의 몇천원은 깎고 낸다. 취지를 설명하고 잔돈을 저금통에 넣게 하면 티끌모아 태산이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서울 망우동 성은과일 최영택(崔榮澤·45)씨는 “가게의 이름을 내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말한다. 작지만 자신의 가게 이름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뿌듯하다는 얘기다.
한편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이종철·李鐘哲)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돈쓰기’캠페인에 동참했다.
민속박물관은 자체적으로 10월 한달동안 관람객을 대상으로 ‘종군위안부 김군자 할머니 장학금 기탁을 위한 성금’을 모금, 100만원을 아름다운 재단에 기탁했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