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고교입시 평준화 방침을 발표한지 3주가 지나면서 평준화 편입요구 및 학군조정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이해득실에 따라 각종 대책위를 만들어 책임자 면담과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고 국회의원과 시장 등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심각한 지역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안양권(안양, 과천, 군포, 의왕)이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교육개발원 연구결과 ‘평준화 제외’ 방안이 검토된 의왕시는 발칵 뒤집혔다.
학부모들은 의왕시교육발전추진위원회(위원장 이동수)를 구성해 이 연구결과는 의왕시민의 자존심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부동산 가격하락은 물론 초중학생의 전출이 극심해져 교육공동화가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민 대책위 구성…정치권도 가세
의왕부곡중학교 학부모회장 박덕순씨(42·여)는 “우리집에서 평촌, 과천은 5∼10분 거리지만 같은 의왕시 내손동에 있는 백운고의 경우 30분 이상 걸린다”며 “지리적 여건상 의왕을 제외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탁상공론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또 “부곡중의 올해 고입 지원현황을 보면 안양, 과천, 산본지역에 75%가 지원했고 의왕은 10%에 불과하다”며 “4개 지역을 묶어 단일학군으로 평준화하든지 아니면 지금처럼 4개지역 모두 비평준화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운중 학부모 이현숙씨(45·여)는 “연구결과가 나온 뒤 의왕지역 초중학생 190여명이 한꺼번에 타지역으로 빠져나가는 등 이미 교육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평준화에서 제외된다면 상당수 학부모가 의왕을 떠날 결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왕시교육발전추진위는 최근 연일 도교육청 항의방문과 시위를 벌였으며 주민 9만여명이 연대서명한 진정서를 교육부와 도교육청, 경기도청 등에 전달했다.
이동수 위원장(51)은 “평준화에서 제외되면 의왕은 죽은 도시나 다름없게 된다”며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시 평준화 찬반여부 쟁점
양지역에서는 고교평준화 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주홍득)를 만들고 군포를 제외한 안양―과천을 묶는 학군을 제안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섰지만 군포지역과 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
안양지역 초중학교 학운위원장과 도의원, 시의원 등으로 구성된 시민대책위는 최근 토론회를 갖고 ‘안양, 과천만으로 동일학군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채택해 교육부와 도교육청에 전달했다.
한편 부천시는 다른 지역과 달리 평준화 찬반여부가 쟁점이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찬성하고 있지만 명문고인 부천고와 부천여고 동창회와 학부모를 중심으로 평준화 반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부천고 동창회장 김현규씨(44)는 “평준화는 학력저하 및 학생들간 학력격차로 인한 수업의 어려움 등 부작용을 빚게 된다”며 “현실에 맞지 않는 평준화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의왕〓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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