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의 난(亂)개발에 대한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일단 짓고보자’는 마구잡이식 개발이 재연될 전망이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서북부 주변으로 이곳 일대에 공사중이거나 계획된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만 일산 2지구, 풍동지구, 대화지구, 가좌지구, 풍―식사지구 등 5곳. 대지면적 306만여㎡에 수용인구가 10만여명에 이르는 매머드급이다.
여기에 건설교통부는 일산과 잇닿은 파주시 교하면 운정지구에 302만여㎡ 규모의 대규모 택지지구를 2005년말 입주예정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들 택지지구가 모두 일산의 도로망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산신도시와 자유로 일대의 교통난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
고양시는 이와 관련해 지방도 310호선의 고양시 구간을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하고 백석동∼서울 은평구 신사동 구간 도로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상태. 하지만 310호선은 2006년에야 끝낼 수 있고 신사동 개설도로는 장기 과제로 책정됐을 뿐 구체적인 일정도 잡지 못한 상태다. 또 정부가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에 따른 교통대책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경의선 철도 복복선 공사도 2006년에야 끝나는 데다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지하화를 주장하고 있어 계획기간내 공사가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난개발에 따른 심각한 교통난 우려로 사회문제화됐던 용인시 남부지역도 개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죽전(1만851가구), 동백(1만7000여 가구), 상갈―보라(1만1100여 가구) 택지지구가 잇따라 개발 예정인 상태에서 건교부가 최근 화성에 906만㎡(2005년 준공 예정) 규모의 초대형 택지지구 조성 계획을 발표한 것.
여기에 화성신도시 일대에는 이미 8개 민간 건설업체가 1만2000여 가구의 아파트를 짓겠다고 사업승인을 신청해놓은 상태여서 택지지구 조성과 민간업체 아파트가 모두 지어질 경우 일대에는 무려 7만2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건교부는 이와 관련해 수원 영덕∼서울 서초구 양재동까지 고속화도로를 오산까지 연장하고 수원∼동탄 국도 1호선 우회로를 신설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 정도로는 용량부족에 따른 교통난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인천 부평구 삼산동 주공 미래타운 아파트 주민들은 ‘무작정 개발’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경우다. 단지 동쪽 200m에 서울외곽순환도로가 지나고 1㎞ 더 가면 부천 중동신도시를 지나는 중동대로와 만나지만 도로가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직접 연결돼 있지 않고, 인근 부개택지개발지구 주민들의 차량과 한데 뒤엉키게 돼 있어 일대 우회 도로는 언제나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이런 상황에서 도로 증설 없이 4월 중 단지 옆에 농산물도매시장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불편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인천·수원·고양〓박정규·남경현·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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