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주거비는 절대수준이 워낙 높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미국 국무부가 해외 근무 미국인 직원에게 수당을 지급하기 위해 산정하는 생활비지수 및 주거수당 상한액 자료에 따르면 작년 서울의 생활비지수는 116으로 홍콩(143) 타이베이(134) 싱가포르(127)는 물론 베이징(127)보다 낮았다. 이는 같은 금액의 수당(달러 기준)일 경우 한국 근무자가 더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국가의 수도가 대부분 포함된 182개 조사대상 중 서울의 생활비지수 순위는 107위였다.
미 국무부의 자료는 해외근무 공무원뿐만 아니라 다국적기업 해외주재원들의 수당산정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생활비〓서울의 생활비지수는 98년 214개 조사도시 중 40위를 차지해 물가가 비싼 도시로 분류됐다.
그러나 99년 원화가치 급락으로 211개 도시 중 121위를 차지하며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도시군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98년 1월 800원대, 99년 1월 1300원대, 2000년 1월 1100원대였다.
생활비지수는 미국 워싱턴의 생활비(주거비 교육비 제외)를 100으로 놓고 이와 비교해 지수화한 것.
지수가 100을 넘으면 워싱턴보다 생활비가 많이 든다는 것을 뜻한다.
작년 생활비지수가 가장 높은 도시는 콩고민주공화국의 킨샤사였으며 도쿄 제네바 오키나와 레이캬비크 등의 순.
킨샤사 외에도 콩고의 브라자빌(6위), 가봉의 리브르빌(10위), 차드의 은자메나(18위) 등 아프리카 도시들의 생활비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인들이 본국에서와 비슷한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사서 쓸 만한 물건이나 서비스가 워낙 비싸기 때문.
▽주거비〓미국 국무부가 해외 근무자의 주거비를 지원하기 위해 정해 놓은 주거수당 상한액은 98년 이후 3년간 서울이 73개 주요 도시 중 도쿄 런던 파리 제네바 등에 이어 5위를 기록 중이다.
작년 4월 기준으로 미국 정부가 연봉 3만4000달러 미만의 기혼가정을 기준으로 책정한 주거수당 상한액은 서울이 3만3800달러.
이는 서울 강남지역 30평 안팎의 아파트 월세에서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서울의 주거수당 상한액은 73개 도시의 평균치 2만1648달러보다 1만2000달러 이상 높았다. 이밖에 경기 의정부는 2만200달러로 34위, 부산은 1만9300달러로 36위, 대구는 1만9200달러로 37위, 경기 오산은 1만8200달러로 42위였다.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도쿄는 주거수당 상한액이 서울의 두 배 가까운 6만4400달러였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기존 자료를 토대로 3개월마다 한번씩 생활비나 주거비, 환율 등에 큰 변화가 생긴 도시의 지수를 갱신해 웹사이트(www.state.gov)에서 공개하고 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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