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리포트]"수입 소혈분 대부분 물고기 사료로 사용"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40분


광우병이 발생한 프랑스와 독일로부터 소 혈분(血粉)이 수입된 것과 관련해 농림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31일 이구동성으로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소 혈분이 사람에게 광우병을 전파시킬 가능성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소 혈분이 애완용 개와 양식용 물고기의 사료로 사용됐다는 것. 검역원측은 “SNC인터내셔널 동방푸드마스타 등 4개 수입업체가 99년과 지난해 프랑스와 독일로부터 소 혈분 및 소와 돼지의 혼합혈분을 197t 수입했다”면서 “이들 수입업체를 조사한 결과 소나 양 등 광우병과 관련된 반추(되새김)가축의 사료로 사용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농림부도 광우병을 일으키는 이상 단백질인 프리온이 개나 물고기를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의대 송재훈(宋在焄)교수는 “프리온은 아무 종(種)에게 전염되는 것은 아니며 혈분을 먹은 어류에게서도 전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설명에도 혈분 등이 다른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수입 혈분이 어디에, 얼마나 사용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유통 경로 추적이 쉽지 않다. 농림부도 배합 사료 업체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소 혈분을 사용했는지는 잘 모른다고 실토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전국 100여개 업체 중 인천 지역의 2개 물고기 사료 업체에 전화해 본 결과 한 곳은 혈분 사료를 사용한 적이 있고 다른 한 곳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림부는 가축의 뼈나 피로 만들어진 육골분 혈분 등은 어분(魚粉)보다 2.4배 가량 비싸 혈분을 소 사료에 섞어 쓰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혈분은 ㎏ 당 1200원에서 많게는 5000원까지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93년 이후 의약품 수입시 BSE(우해면상뇌증·牛海綿狀腦症) 미감염증명서를 갖추도록 하고 있고 97년 7월 이후 화장품의 경우 소 양 염소의 뇌 척수 뇌수를 원료로 한 화장품은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여행객들이 직접 유럽 등지에서 사와서 사용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골이나 사태 등으로 만든 설렁탕이나 살코기는 문제 없지만 병에 걸린 양고기나 녹용을 먹어서 전염되는지는 아직 논란 중”이라고 말하고 있어 광우병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신연수·정용관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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