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신 이민자 가운데 단순노동자 등 블루칼라 출신의 비중은 급격히 감소한 반면 과학자와 교사(교수) 의사 경영자 등 화이트칼라 출신의 비중은 크게 늘어났다.
이같은 사실은 본사 취재팀과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이민규(李珉奎)교수가 미국 연방이민국(INS·Immigration and Naturalization Service)에서 80∼98년 19년 동안의 전체 이민자 명단과 신상정보를 입수해 정밀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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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미국 탐사보도협회(IRE)가 미국 정보공개법(FOIA)에 의거, INS에 요청해 전달받은 것으로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80∼98년 미국의 공식적인 전체 이민자는 1278만5374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출신 이민자는 50만3695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미국은 86년 이민특례법을 제정, 89년부터 92년까지 260여만명의 불법체류자에게 영주권을 준 바 있어 이 기간의 실제 전체 이민자는 15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출신 이민자는 80년 3만2320명으로 그 해 전체 이민자 53만639명의 6.1%를 차지, 국가별 비교에서 4위를 차지했다.
한국출신 이민자는 89년까지 미국 전체 이민자의 5∼6%를 차지했고 국가별 순위에서도 3∼5위를 기록했으나 90년 이후 급격히 감소해 97년과 98년에 각각 1만4236명과 1만4267명으로 전체 이민자의 1.8%와 2.2%를 차지하는 데 그쳤으며 국가별 순위는 13위와 10위를 기록했다.
멕시코는 미국 전체이민자의 10∼18%를 차지하며 줄곧 1위를 기록했고 최근에는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등의 이민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중국은 95년 이후 미국 전체 이민자의 5% 이상을 차지하며 2위를 기록했고 필리핀과 베트남도 매년 3만명 이상의 이민자를 보내 5위권 안에 들고 있다.
한국출신 이민자의 직업별 구성비는 83년의 경우 학생과 주부 등 무직자를 제외한 7583명 가운데 48%가 한국에서 농수산업과 단순노동 등에 종사하던 블루칼라 출신이었고 화이트칼라와 서비스직 출신이 각각 39%와 13%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블루칼라 출신 이민자의 비중은 감소한 반면 화이트칼라의 비중은 늘어나 98년에는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 이민자의 비중이 59%와 29%로 뒤바뀌었고 서비스직 출신은 12%를 차지했다.
이민대행사인 고려이주공사 관계자는 “삶의 질을 찾아 떠나는 선진국형 이민의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국이 지난달 발표한 국제이민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98년 한해 동안 66만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여 여전히 전세계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