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리포트]의약 납품비리 '솜방망이 처벌'…경찰, 의사등 7명만 구속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형 종합병원 의사 약사 병원간부 등 총 1657명의 의약품 납품 관련 리베이트 수수 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여 의사 1명과 원무과 직원 등 7명을 구속하고 2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발표했다.

경찰은 또 의사 901명, 약사 7명, 지방의료원 임직원 7명 등 915명의 명단을 보건복지부에 통보해 영업정지, 면허취소, 자격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수금액이 100만원 미만인 517명에 대해서는 훈방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같은 경찰의 조치에 대해 일부에서는 경찰이 최근 의료계의 압력에 영향을 받아 ‘솜방망이 조치’를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19일 대한의사협회는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 채택한 투쟁 결의문을 통해 “정부의 무분별한 의료기관 탄압으로 의사들의 분노가 폭발 직전”이라며 “의료계 탄압이 계속될 경우 투쟁기구를 가동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김원길(金元吉)보건복지부장관은 같은 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약품비리 관련 경찰수사의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의약품 납품비리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면서 신고포상금까지 내걸고 구속 기준을 ‘1000만원 이상 받은 국립병원 의사와 2000만원 이상 받은 사립병원 의사’로 정했다가 최근 ‘의사 전원 불구속 수사’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수사결과는 의약품 납품 비리에 국한된 것으로, 리베이트 수수관행을 뿌리뽑겠다는 경찰의 의지를 관철한 것이며 의료계의 요구에 공권력이 굴복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허문명기자>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