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발언대]언론이 침묵하면 누가 권력을 견제하나

  • 입력 2001년 7월 16일 00시 35분


건전한 비판은 정권에 해를 끼치기보다는 정권을 돕는다. 건전한 비판을 감내하지 못할 정도의 허약한 정권이라면 존립이 위태롭다고 여겨진다.

독자들은 동아일보가 항일 반독재 투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바 있기 때문에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동아일보의 비판 논조를 보면 정권이 금과옥조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 많았다고 본다. 이것을 정권 재창출에 걸림돌이 된다고 하여 비이성적으로 다룬다면 정권도 성공할 수 없고 민주 역사를 후퇴시킬 뿐이다.

정권은 영원할 수 없기 때문에 겸허한 자세로 사심을 버리고 정도에 입각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언론은 우리 사회에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어떠한 경우에도 위축하거나 마비시켜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된다면 국가의 불행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이 침묵한다면 권력을 누가 견제할 것인가. 특히 부패지수가 높은 나라에서 언론이 죽는다면 부정부패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일부 국민이 언론사 세무사찰을 찬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옥석을 구분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 세무사찰이 고도의 전략과 기획에 의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혼동하고 있을 따름이다.

동아일보는 모든 일은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끝난다는 사실을 믿고 국민과 독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지속적인 투쟁을 해나가면 승리의 그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박 종 울(전남 무안군 현경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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