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국민의례 시간에 애국가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도 하지 않는 것이 과연 8·15 정신에 맞는 것인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참가자들 대다수가 부르짖는 구호도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등 북한의 주장이 그대로 반영된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적단체로 지목받고 있는 대학생 단체가 주최측으로 참여한 행사를 경찰이 후원한 것은 더욱 한심스러운 일이다. 이 같은 일로 인해 사회 내부의 이념 갈등이 커지는 것이다.
평양에 간 남측 대표단 일부의 돌발 행동도 정부의 안이한 대처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남측 대표단과 정부가 북한의 정치선전에 그대로 이용당한 꼴이 되어 통일의 물꼬를 트기는커녕 국민의 분통만 떠뜨리게 했다. 대표단의 방북 이후 돌아온 것은 남한 내부의 갈등뿐이다.
정부는 통일 조급증에 얽매여 대사를 그르치지 말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 정부와의 약속을 파기하고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 행사에 참가한 남한 인사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김 관 철(재향군인회 교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