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국어대학 신문사가 최근 재학생 11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초기이름(로그:액정화면에 쓰는 짧은 문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생들은 로그에 자신의 바람이나 목표 등을 주로 적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다양한 로그를 사용하고 있는 요즘에도 단연 으뜸은 연애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응답자의 22%가 사랑에 대한 소망이나 오직 상대만을 좋아하겠다는 등의 애정을 표현했다.
삶에 대한 바람이나 목표에 관련된 로그는 12%로 '연애'의 뒤를 잇는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 '편하게 살고 싶다'는 등 경제난과 어지러운 사회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개성을 중요시하는 세태를 반영한 듯 자신을 드러내거나 자신만의 단어를 적어두는 경우도 있다. 8%를 차지하는 이런 종류의 로그는 'OOPS'라는 자신만의 단어를 쓰거나 자신의 컴퓨터 ID·홈페이지 주소 등을 적어둔다.
취업이나 자신의 전망에 관한 내용도 4%나 된다. 이는 취업난으로 실업자가 늘고 있는 불안정한 고용시장과 불분명한 미래의 두려움을 나타낸 것이다.
다이어트에 관한 여학생들의 로그는 3%,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혼자라는 외로움에 관한 로그도 2%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휴대전화의 로그 가운데 가장 많은 유행어는 '돈'을 많이 모을 수 있는 주문. '잘생긴 인삼 두 뿌리' '물방울 다이아몬드' 등이 이에 속한다.
로그 중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의 주인공이나 노래 제목, 광고에서 유행하는 말을 입력한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학생들의 생활에 대중 매체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 삶의 의지를 담은 미래 지향적인 내용의 로그 대부분이 행복한 삶, 편안한 삶 등 구체적인 계획이나 목표 설정 없이 추상적이어서 미래에 대한 준비도 미비함을 보여 주었다.
진기행 부산외대 교수(문화학)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예전 학생들은 자유, 민주 등 사회·역사성이 담긴 내용들을 주로 고민했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은 직접적으로 자신과 관련된 것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뉴스 제공(http://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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