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대학생 대상의 인터넷 신문과 웹사이트 등이 가세하고, 월간지가 생겨나면서 그야말로 대학사회는 새로운 언론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캠퍼스에 둥지를 틀고 대학을 바라보는 이들 신문들의 다양한 시각을 조명해 본다.
▼90년대 주간신문, 학교 안팎 조명▼
대학 언론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학보'는 학내의 다양한 이슈와 풍속도를 잡아내는 데 주력해왔다.
80년대 말까지 학보는 학생회의 운동을 담아내는 것만으로도 지면이 부족할 정도였다. 그만큼 당시 학내 이슈의 대부분은 여기저기 봇물처럼 터지는 학생운동 관련 뉴스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90년대로 접어들며 서서히 다른 양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이목을 잡아 끄는 학내 이슈들이 매우 다양한 '현상'으로 전개됐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과 맞물리면서 90년대 대학 주간신문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들 주간신문들은 90년대 초반 학보사들에 의해 집중되었던 학내 기사 중심 일변도에서 탈피, 학교 안팎의 다양한 현상과 징후들을 풀어헤쳐 내면서 대학을 넘나들며 대학 사회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한국대학신문(88년), 캠퍼스라이프(92년, 현 젝시캠퍼스), 대학문화신문(95년), 캠퍼스저널(97년) 등 4개 신문이 주도적으로 대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면 이후 대학내일신문(99년), 캠퍼스 스타일(01년, 월간) 등 타블로이드판이 본격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대학신문 춘추전국시대를 형성하고 있다.(괄호안은 창간 연도)
▼인터넷 '실시간 대학 뉴스' 공통 화두▼
그러나 90년대 후반 인터넷 웹진, 신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오프라인을 고집했던 학보와 주간신문들은 위기를 맞았다.
'주간'이라는 시차에서 생기는 학생들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결국 인터넷을 선택해야 하는 공통의 기로에 선 것이다.
대학문화신문의 이동조 편집장은 "이젠 주간마다 일방적으로 학내에 배급되던 시스템으론 살아 남기 어렵다"며 "신문의 심층기획과 인터넷의 속도성을 적절히 안배하되 결국 홈페이지에 주력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학신문(서울대) 이필상 편집장(경제, 98학번)은 "시대가 바뀌어도 대학 구성원들에게 학교에서 일어나는 이슈를 발빠르게 전달한다는 기본 방향은 변하지 않는다"며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성과 속보성에 주력하는 건 당연한 시대적 흐름"이라고 최근 상황을 짚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독자들의 의식도 상당한 변화를 거치며 신문도 이에 부합하는 기사에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
예전까지 주로 큼직큼직한 사안에 대한 기사가 많았다면 최근 들어 학생들의 작은 불만의 목소리 하나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가령 대학신문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기사 리플 제도를 마련, 실시간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첨예한 교육개혁이나 등록금 투쟁 같은 학생 자주 운동 문제도 이제는 일방적이 아닌 학생들 입장에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게 학보사 기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고대신문 권형욱 편집장(신방, 98학번)은 "다원화된 대학 사회에 학보 역시 그 조류를 거스르기 어렵다"며 "편집부 중심의 지나친 학문적 접근을 피하고 학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이슈를 따라가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신문은 인터넷의 쌍방향성에 발맞춰 학생 기자 시스템을 전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대학 전체를 아우르는 학생 기자의 역할은 인터넷을 만나면서 비로소 힘을 펼치게 됐는데, 지난 해 인터넷 사이트 개편을 통해 `명예기자 파워뉴스`를 신설한 젝시캠퍼스의 경우 정보의 전달력 측면에서 인터넷과 학생 기자의 만남은 고무적이라고 보고 있다.
학생 기자를 십분 발휘하는 것으로 유명한 대학내일신문 역시 공격적 마케팅과 그간 대판 신문의 틈새를 뚫고 타블로이드로 출발, 학생들에게 신선한 감각을 제시했다.
월간 스트리트 페이퍼로 출발한 캠퍼스 스타일은 신세대 감각에 부합되는 편집과 기사로 주목을 끈다.
캠퍼스 스타일의 오미순 팀장은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기존의 대학 신문들과 차별성을 두고 학생들에게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페이퍼에서 온라인 사이트로 그 무게 중심이 옮겨 간 대학 신문들의 변화는 웹에 대한 적응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각 일간지에서 선보인 시원한 편집과 눈에 띄는 기획 등은 대학 언론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신문 디자인 역시 독자의 구미에 맞게 조정되었다.
오세인 언론학 박사는 "아무리 잘 만든 신문도 읽혀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디자인과 내용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대학 언론의 인터넷 신문 유뉴스(www.unews.co.kr)가 창간되면서 대학인들의 목소리가 다양한 형태로 결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각 학보사 기자들과 출신 기자들이 연합하여 만든 유뉴스는 기본적으로 각 학보들의 기사는 물론 새로운 이슈를 발 빠르게 전달하고 있어 주목된다.
무엇보다 새로운 것은 인터넷 신문이라는 점이다.
이동조 편집장은 "10년 넘게 대학 언론에 몸 담아 오며 느낀 것인데 그 동안 각 대학 신문들은 학보와 다른 대중적 역할을 담보했다"며 "그러나 최근 학보 연합체 등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이합집산이 이루어지면서 학보와 대학 신문이 탄력을 갖고 보완 관계에 놓이는 접점이 자연스레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유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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