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는 계절적으로 큰비나 눈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중국 내륙지역의 고온건조 기단이 계속 형성될 것이라는 기상전망이 있어 내년 장마가 시작될 때까지 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내년 상반기 가뭄에 대비한 다각적인 가뭄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정부는 가뭄대비를 위한 여러 가지 단기 비상대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가뭄 때마다 미봉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장래의 물 부족에 대비한 항구적인 대책의 수립과 신속한 추진이 절실하다.
7월 확정된 정부의 ‘수자원 장기종합계획’(2001∼2020)에 의하면 지금부터 10년 후인 2011년에는 전국적으로 약 18억㎥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대한의 용수 수요관리 대책을 서두르는 한편, 개발로 인한 환경영향이 비교적 적은 저수용량 1억㎥ 내외의 12개 중소규모 댐의 건설과 기존 다목적댐의 운영 효율제고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들 계획 중 장기적인 물 부족 해소를 위한 가장 확실한 사업은 역시 중소규모 댐 건설에 의한 신규 수자원의 확보이다. 우리나라의 수자원 여건은 연간 강수량의 3분의 2가 우기(6∼9월)에 내리므로 이 기간 중 댐에 의한 저류가 필수적이다. 인접 일본의 경우도 수자원 여건이 비슷해 현재 230여개 댐의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댐 건설은 계획 수립에서 준공시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므로 2011년의 물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서둘러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앞으로의 정부 사업계획과 관련해 몇 가지 제언을 한다.
첫째, 사업추진을 위한 예산의 확보문제다. 2002년 예산안 국회 심의에서 중소규모 댐 건설을 위한 예산에 최우선 순위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또 댐 건설사업에 대해 객관적이지 못한 댐 후보지 일부 주민과 환경시민단체의 표를 의식해 일부 선량들이 무책임한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둘째, 댐 건설사업을 환경친화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는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70, 80년대 고도개발시대의 댐 건설은 댐 주변지역 주민의 생활터전 보호와 자연환경 보전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의 댐 개발에는 지역주민에 대한 충분한 보상뿐만 아니라 생계 개선대책의 마련,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원 사업 등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환경파괴 문제는 수천 년 간 축적된 댐 개발 기술과 함께 엄격한 사전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최소화될 수 있을 것이다.
물 문제는 여러 민생문제 중에서도 국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정부는 항구적인 가뭄대책을 강력히 추진하기 바란다.
윤 용 남(고려대 교수·토목환경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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