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 온 SOC 투자에 민간자금을 유치해 활성화함으로써 국가의 성장 동력을 확충하는 동시에 침체에 빠진 내수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저금리 상황에서 마땅한 운용처를 찾는 데 고심하고 있는 연기금 등의 운용에 숨통을 틔워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국가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SOC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는 복지 등 다른 예산의 확대를 위해 금년도 SOC 예산을 작년에 비해 오히려 줄여 놓았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의 SOC를 갖추기 위해서는 앞으로 10년간 약 100조원에 이르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 중 상당부분을 민간자본의 유치를 통해 건설한다는 것이 정부의 장기 계획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선 어느 정도의 수익보장 장치를 해 주고 연기금 등을 유치해 SOC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연기금은 자금의 성격상 장기적 관점에서 운용할 필요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현실은 10년 이상 장기투자 대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다. SOC는 투자기간이 15년에서 50년에 이르는 장기이고 사업의 운영수입과 정부의 각종 지원조치에 의해 투자 전 기간에 걸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장기투자자인 연기금에는 적합한 투자대상이다.
또한 SOC 투자는 대부분 원금 및 수익을 정부와의 협약기간 만료시까지 나누어 회수한 뒤 정부에 양도하는 방식이므로 대상자산의 매각이 필요 없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장점도 있다. 이에 더해 정부가 SOC사업과 관련된 위험의 상당수준을 매수청구권의 인정, 운영수입 보장 등의 제도적 장치를 통해 지원할 계획이어서 투자위험도 낮다고 할 수 있다.
‘민간자본 유치를 통한 SOC 투자확대방안’에 따르면 대상 SOC사업에 참여하면 최소 10년 이상 장기간 국채수익률 이상의 수익률이 보장돼, 시중의 채권투자에 비해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연기금의 자산투자가 채권과 주식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투자대상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연기금의 SOC 투자시 ‘수익률 저하로 인한 미래 부담재원의 고갈’ 가능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다만, 이번에 정부가 SOC 민자사업에 추가하려고 하는 임대주택사업, 초중등학교 및 보육시설 등은 도로 항만 등 일반적인 SOC사업과 달리 수익사업이 아니므로 각종 투자위험의 적절한 분담과 확실한 투자수익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투자 의사결정이 정부의 의지가 아니라 연기금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내려질 수 있도록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전제된다면 연기금 등의 유치를 통한 SOC 투자확대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고 판단된다.
박동규 한양대 경영대학원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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