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시각에서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의 개발과 확대가 논의됐고, 서울 강남과 여의도 등에 모노레일 경전철 등 새 교통수단을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교통수단의 도입은 몇 가지 관점에서 숙고돼야 한다.
우선, 모노레일을 놓기 위해선 2개 차로 정도의 공공도로를 잠식해 고가 구조물, 정류장 등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러한 시멘트 구조물은 설령 교통에는 조금 도움이 될지 몰라도 가뜩이나 녹지가 부족한 가운데 생활하는 서울시민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부작용이 더욱 클 것이다. 또 이는 친환경적 역사문화 차원에서 청계천을 복원하고 시청 앞에 광장을 만든 서울시정의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효율성과 경제성도 문제다. 교통 수송에는 지하철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건설비가 km당 1000억∼1500억 원으로 비싸다. 서울의 경우 건설부채는 차치하고 운영부채만 해도 7000억∼8000억 원에 이른다. 경전철 모노레일 등은 돈이 좀 덜 든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km당 500억∼1000억 원으로 공공보조 없이 민간 차원에서 경영하기엔 경제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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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후 오랫동안 서민의 발이던 버스는 지하철 도입과 자가용 증가 등으로 사양산업화 됐고 시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대중교통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는 버스의 준공영제와 중앙차로제로 버스의 신속성과 편리성을 도모해 자가용 이용자를 많이 흡수하고 있다. 이미 확정된 버스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지하철과 더불어 서울 교통량의 약 75%를 분담해 주고, 혼잡통행료 징수제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 시행해 승용차 수송 분담률을 약 10%로 억제한다면 서울의 노면교통 혼잡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의 시민 부담 없이도 서울의 교통문제를 해결할 대안은 바로 이 버스 개혁에 달려 있는 것이다.
셋째, 서울 강남과 여의도는 버스전용차로를 만든 뒤 순환버스 30∼50대를 투입해 과거 백화점 등의 셔틀버스처럼 중요 지점을 5분 간격으로 돌린다면 큰 투자 없이 모노레일을 설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대안이 있음에도 엄청난 투자를 수반하면서 도시환경을 해치는 모노레일 등의 사업을 추진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강남구청장 영등포구청장 등 모노레일 사업의 입안자들과 이 사업의 승인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장은 재삼 숙고해 주기 바란다.
조광권 서울시 교통회관 교통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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