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들에게 비아그라를 입수한 경위를 물으면 인터넷이나 시장에서 구입하거나 선물로 받았다는 답이 대부분이다. 모두 가짜를 복용한 것이다. 비아그라라면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복용부터 하고 보는 세태를 보여준다.
비아그라는 의사의 진단을 거쳐 적절한 용량과 용법에 따라 복용해야 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전문의약품인데, 이를 처방전 없이 약국 아닌 곳에서 샀다면 100% 가짜라고 보면 된다. 이 경우 기대한 효과는커녕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건강을 해치기 일쑤다.
위궤양 치료제나 고혈압 치료제 등 가짜 약 유통 사건이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 식품에 인체 유해 물질을 넣는 파렴치 행위도 문제지만 약품을 가짜로 만들어 유통할 때 야기되는 건강 안전의 적신호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비아그라의 경우는 불법 제조해 유통시키는 업자는 물론 일반 환자들도 불법 제품과 가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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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제약회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짜 비아그라 복용자 중 80%가량은 본인이 복용한 비아그라가 정품인지 확신하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가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복용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불법으로 제조된 가짜 비아그라는 언제 어디서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다.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들어 있을 수도 있고 장단기적으로 인체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도 있다. 또 처방전 없이 함부로 복용하면 올바른 약효를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가짜 비아그라에는 정품 비아그라 성분이 아예 함유되지 않거나 들어 있다 해도 함량이 일정하지 않다. 어떤 경우는 정품에 비해 몇 배나 과다 함유돼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당연히, 정확한 진단과 환자의 병력에 따라 주의사항, 금기사항, 용량 용법을 준수해가며 복용해야 한다.
가짜를 복용했다가 문제가 생겨 병원에 온 환자에게 왜 가짜를 찾느냐고 질문하면 병원과 약국을 거쳐야 하는 절차가 번거롭고 창피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인생의 중요한 건강 문제인 성 건강에 창피할 것이 무엇이며, 발기부전도 다른 질환처럼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효과적인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질환인데 이를 번거롭다고 생각할 게 무엇인가.
어디 비아그라뿐인가. 가짜 약품의 오남용이 초래할 부작용은 아무리 경계해도 지나치지 않다. 순간의 번거로움과 창피를 피하겠다고 가짜에 손을 댔다가는 건강을 잃고 평생 후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김제종 고려대 의대 교수 대한남성과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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