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에는 프랑스가 가장 많은 13명의 수상자를 냈다. 이어 미국(11명), 영국(10명), 독일(7명) 등의 순서다.
노벨 문학상이 제정된 이래 100명 이상의 수상자가 나왔고, 이웃 일본에서 2명이 수상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수상자가 없다. 노벨연구소가 최근 선정한 세계문학 100대 작품에도 한국 작품은 끼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노벨 문학상이 나올 수 없는 것인가. 6·25전쟁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겪은 나라에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전쟁과 평화’와 같은 대작을 왜 내지 못하는 것일까. 한민족의 문학적 자질이 부족하기 때문인가.
문학평론가들은 우리가 세계문학계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작품 세계를 가지고 있는데도 번번이 탈락하는 이유는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국가적인 목표 설정과 각계각층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본은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노벨상 수상을 추구한다. 미국은 록펠러재단이나 카네기재단 등에서 수상 가능성이 있는 잠재 작가나 과학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나아가 노벨 문학상 수상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문학작품의 번역 지원을 대폭 확충하고, 세계 각 대륙의 유수 출판사와 제휴를 통해 한국의 우수 작품이 원활히 번역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국회에서 개최된 한글문화정보화포럼에서 세종문학상 제정 제안이 이뤄졌다. 수상자를 노벨상 후보로 노벨위원회에 추천하고 세계 유수 언어로 번역 출판한다는 취지다. 아무리 우수한 작품이라도 알리지 않으면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비롯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세계 주요 언어로 번역해 출판하는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우리 문학의 세계화에 일조할 것이다.
둘째, 토박이말로 쓴 문학작품을 육성해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처럼 세계인의 심금을 울릴 작품은 우리 토박이말로 쓴 문학작품일 것이다. 삶의 질박한 흔적이 묻어나는 토박이말로 된 문학작품이야말로 진정한 민족문학을 대표한다. 최근 한글날을 즈음해 토박이말을 살려 쓰는 글쓰기 대회가 개최된 것도 이러한 취지를 살리는 움직임이다.
셋째, 한국 문학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를 골라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 문학 세계화의 대표주자는 하이쿠(俳句)다. 하이쿠는 불과 17자의 음절로 이뤄진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 형식으로 애호가가 1000만 명에 이른다.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뉴요커들을 대상으로 하이쿠를 공모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고, 세계 전역에 동호회가 퍼져 있다.
그렇다면 경쟁력 있는 한국 문학의 장르는 무엇일까. 아마도 자연과의 친화를 노래하고 철학을 함유하며 우리의 깊은 문학 정서를 표출하는 시조일 것이다. 이런 면에서 최근 한국 현대시조 100수를 선정해 6개 국어로 번역 출판하려는 움직임은 고무적이다.
넷째, 노벨위원회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팬클럽을 활성화해야 한다. 한림원이 소재한 스웨덴과의 외교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 이외에도 노르웨이 핀란드 네덜란드 등 북유럽 작가들과의 교류와 긴밀한 홍보 네트워크 강화 등이 필요하다. 또한 노벨재단의 정관에 정해진 후보 추천자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팬클럽을 활성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신승일 한글인터넷주소추진 총연합회 부회장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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