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최항순]해양과학도 BK21에 포함시켜야

  • 입력 2005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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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고급 연구 인력을 양성하고자 이미 지난 7년간 시행한 두뇌한국(BK)21 사업을 이어갈 2단계 사업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앞으로 7년간 연간 3000억 원씩 모두 2조1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자원이 빈약한 이 나라가 이만큼이나마 성장할 수 있었던 저변에는 묵묵히 국가 발전에 이바지해 온 우수한 인력이 있었기 때문이란 사실을 감안하면 국가예산의 0.2% 정도의 재원을 고급 인력 양성에 투자하는 일은 우리의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기본 임무 중 하나라 여겨진다.

그러나 사업의 목표와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지원 대상을 보면 응용과학의 경우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등 첨단 분야와 이들의 융합체인 생명공학정보기술(BIT), 나노정보기술(NIT) 등이 적시되어 있다. 이 사업에서 도출되는 가시적 결과물이 배출한 학생의 수와 국제과학논문색인(SCI)급 논문의 숫자라 하더라도 그 궁극적인 목표가 미래의 국부 창출에 있다면 이를 표방하는 지표가 함께 명기돼야 한다. 예를 들어 2004년 7월 우리나라의 주요 과학기술로 채택된 해양과학기술(MT)에는 해양환경을 복원해 깨끗한 해양을 후손에게 물려주려는 기술과 수자원에 대한 관리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지원 대상에 기간산업 분야도 포함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MT에 속하는 해운산업은 해마다 200여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조선산업은 세계 1위의 위치를 굳히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이 분야에서 요구하는 인력은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의 수준을 넘어 글로벌 리더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7년간은 물론 앞으로 7년 동안 BK21 사업에서 배제되어 있음은 이해하기 어렵다. 미래에 유망해 보이는 기술을 싹 틔워 나가는 일도 중요하지만 조금만 도와주면 더욱 크게 성장할 것이 확실한 기술도 지원 대상에 포함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최항순 서울대 교수 조선해양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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