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윤종식]한의학, 중국 넘어야 산다

  • 입력 2006년 12월 2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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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국가의 명운을 건 신약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에서는 서양의학에 치중해 조상들의 지혜와 얼이 담긴 한의학을 등한시한 점이 없지 않아 아쉽다. 한의학이 어느 날부터 서양의학의 아류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세월 서양의학 전공 의사와 한의사 사이에 영역 문제로 서로 갈등과 반목이 많았다.

두 분야가 영역 싸움을 하는 사이 서양 선진국들은 동양의학의 우수성을 미리 감지하고 자국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깊이 연구하고 있다. 특히 국제특허를 선점하기 위해 중국의 우수 중의사들을 자국으로 초빙해 연구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국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한의사 시장 개방이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의 시장 개방 요구에 한의사 및 관련자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는 것을 보고 찬반을 떠나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한국의 한의사와 그 관련자들이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사이에 중국은 동양의학의 종주국으로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노력해 온 듯하다. 나아가 동양의학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서방 국가의 공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다. 중의대를 졸업한 우수 중의사들을 선발해 매년 세계 각지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국가 간 FTA는 되돌릴 수 없는 대세여서 사전에 준비하지 못하면 큰 파도에 쓸려가고 말 것이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유럽연합, 중국 등과도 협상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당국자들이나 한의학 관련자들 모두 발상의 전환을 촉구한다. 한국 한의학과 대학과 중국 중의학과의 교과과정을 비교해 보면 한국이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실례로 중국은 중의학 분야에서 매년 2만∼3만 건의 국제 신약특허를 출원하는 데 비해 한국은 고작 20∼30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국내에서 서양의학과 동양의학 종사자들이 서로 반목과 질시를 할 때가 아니다. 서로 협력 단결해 우리 미래 후손들이 먹고 살아갈 블루오션으로서 한방 관련 바이오산업을 일으키도록 노력해야 할 때다.

윤종식 중국경제문화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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