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김화경]일자리 늘리려면 관광산업 키워야

  • 입력 2006년 12월 29일 03시 00분


서울 중심가를 빛내는 화려한 조명과 달리 국민의 마음은 어둡다. 불황으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을 보면 마음이 더 무겁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제조업 못지않게 중요한 분야가 관광문화산업이다. 제조업의 쇠퇴를 방치해서는 안 되지만 관광문화산업의 발전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선진국의 사례가 이를 잘 말해 준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EU 문화산업 시장규모는 3750억 달러로 벤츠, BMW 등 유럽 자동차기업의 매출액보다 몇 배나 많았다고 한다. EU 문화산업의 고용인구는 580만 명으로 자동차산업의 일자리 수를 넘는다. 자동차 기업은 이미 수만 명의 종업원을 해고했지만 문화산업 일자리는 해마다 평균 1.85%씩 늘어난다. 수백 년의 전통을 가진 문화상품 덕분이다. 로마시대 유적, 루브르박물관 등 유명 관광상품에서 패션 브랜드까지 문화산업을 유럽이 장악하고 있다.

한국 관광산업은 어떤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를 찾는 관광객이 연간 1000만 명이 넘는데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600만 명에 그친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반만년의 역사와 전통, 금수강산이 세계적 차원에서는 경쟁력이 약하다. 오히려 한국의 고유문화가 홍보 부족으로 중국과 일본의 아류로 비친다.

관광 분야에서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아이디어 개발을 통해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작업,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역동하는 한국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KOREA BRAND 재창출’이 절실하게 요청된다.

2008년 광화문 복원과 조선시대 6조 거리의 재현, 세종대왕 동상의 세종로 이전 사업은 그런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의 전통과 문화가 정보기술(IT)문화 강국의 면모와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가다듬어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과 학계가 한국적 관광이벤트 개발에 나서자.

김화경 세명대 교수·호텔관광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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