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암투병중인 아들 한상인씨(22)에게 도움을 줄 것을 호소하는 어머니 김영숙(金榮淑·48·인천 부평구 삼전동)씨의 애닯은 편지 내용이 전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희망의 씨앗’들이 답지하고 있다.
보도 6일만인 2일 현재 독자들의 작은 정성은 벌써 2000여만원을 넘어섰다. 부산의 한 약사는 김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암치료제인 글리벡 한달치분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는가 하면 지난달 29일 낮에는 낯선 할머니가 찾아와 음료수와 함께 아무도 모르게 100만원이 든 봉투를 슬며시 놓고 가기도 했다.
김씨가 받은 ‘사랑이 묻어나는’ 편지만도 수십통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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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장애인이라고 밝힌 송모씨는 힘없는 손목으로 어렵사리 쓴 편지를 통해 ‘상인이가 갖고 있는 병이 가볍지 않다는 것을 잘 알지만 용기와 의지를 잃지 않으면 극복하지 못할 병이 없다’면서 ‘두 주먹 불끈 쥐고 같이 힘을 내자’고 전해왔다.
김씨가 임시고용직으로 일하고 있는 농협의 전자게시판에는 김씨의 안타까운 사연 소개와 함께 ‘1인 1000원 모으기 운동’이 한창 진행중이다.
동아일보사에도 “세상의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동아일보가 밝은 빛이 되어달라”는 격려와 함께 계좌번호를 묻는 독자들의 전화와 이메일이 줄을 잇고 있다.
‘60대 노인’이라고만 밝힌 한 독자는 전화를 통해 “한 젊은이의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아름다운 일이 있겠느냐”며 “비록 자식에게서 받은 용돈을 모은 것이어서 소액이지만 성의를 표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경제적 도움은 줄 수 없지만 마음의 위안이라도 돼드리고 싶다’는 내용의 위로와 용기를 북돋우는 고마운 편지도 있었다.
편지들을 보여주면서 끝내 눈물을 참지못한 김씨는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상인이와 저는 삶의 의욕을 되찾았어요. 반드시 건강을 되찾아 이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며 동아일보 독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해달라고 했다. 김영숙씨 연락처 011-9967-0419, 032-525-1272
<김창원기자>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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