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서비스는 그대로이면서 요금만 올랐다”고 볼멘소리를 했고 택시운전사들은 “불경기에 손님까지 줄어들 것 같다”고 걱정했다.
▽승객도 운전사도 불만〓택시운전사 김용기(金容基·44)씨는 “첫날인 1일에는 요금인상 사실을 모르는 승객들이 많아 일일이 계산 내용을 얘기해 줘야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2일에는 일요일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확실히 손님이 줄었다”고 전했다.
다른 택시운전사 이모씨(56)는 “장거리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한 승객은 평소 5500원을 내고 다니던 거리에서 7000원이 넘게 나오자 ‘앞으로는 승용차를 몰고 다녀야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1일 0시26분경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택시를 잡던 박승민씨(36·서울 서초구 양재동)는 “요금이 오른다고 금방 서비스가 나아지겠느냐”며 “차라리 모든 택시를 모범택시화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밤 강남대로에서는 합승과 승차거부가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다반사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회사원 황영철씨(36·서울 용산구 청파동)는 “직장에서 집까지 5000원이면 갔는데 이제 6400원으로 올랐다”면서 “지하철 운행시간을 연장하고 마을버스를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택시운전사들도 요금인상이 달갑지 않다는 표정들이었다. D산업 택시운전사 김용훈씨(45)는 “택시요금 인상으로 사납금이 1만원 더 올랐다”며 “당분간 손님이 확 줄텐데 어떻게 사납금을 메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준비부족〓택시들은 10월20일까지 서울 70여곳의 수리업체에서 미터기를 바꾼 뒤 주행검사장에서 검사를 통과하고 운행해야 한다. 위반할 경우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돼있다.
2일에도 미터기를 바꾸지 못한 택시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조견표조차 없는 택시들도 많아 승객들과 요금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서울시 등록택시는 회사택시 2만3000여대, 개인택시 4만7000여대(모범과 대형 3600여대 포함)등 모두 7만대. 그러나 1일까지 검사를 마친 차량은 400여대에 불과하다. 한 미터기 제작업체 사장은 “미터기 교체 준비를 위해 3일밤을 꼬박 새웠다. 최소한 한달 전부터는 준비해야 하는데 서울시가 3일전에 통보하고 준비를 하라니 당황스럽다”며 서울시의 졸속행정을 비난했다.
<민동용·박민혁기자>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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