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한 고문이 당권으로 선회할 조짐이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한 고문이 경선후보를 사퇴한 직후 박상규(朴尙奎) 의원을 비롯한 한 고문 진영의 의원 13명은 긴급 회동을 갖고 한 후보의 당대표 경선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당내에 상당한 조직표를 갖고 있는 한 고문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한광옥(韓光玉) 대표와 박상천(朴相千) 정대철(鄭大哲) 상임고문 간의 3자 대결구도가 4자 대결구도로 바뀌면서 대선후보군과의 짝짓기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 고문이 경선후보 등록 시 “대권에만 전념하겠다”고 선언한 점에 비춰 당권으로의 ‘U턴’ 명분이 적다는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정계개편과 관련해 한 고문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한 고문이 한때 현재의 구도를 깨는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 박근혜(朴槿惠) 의원과의 연대를 모색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고문은 최근 민주당의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후문이다.
▼관련기사▼ |
한 고문의 후보 사퇴가 이인제(李仁濟) 후보와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선두다툼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도 관심사다.
일단은 이 후보와 한 고문이 치열한 조직싸움을 벌여온 점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이 후보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또한 신파(한화갑 지지)와 구파(이인제 지지)로 나눠졌던 동교동계 조직이 하나로 결집되면서 이 후보 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한 고문을 도왔던 의원들이 대부분 개혁성향이어서 노 후보 지지로 돌아설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고문 자신은 후보 사퇴를 하면서 ‘당의 분열을 막는 구심점 역할’을 자임한 것으로 알려져 마지막 순간까지 중립을 지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동교동계 또한 드러내놓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