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씨와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설 의원이 폭로한 내용은 최씨와 이 전 총재 및 가족간의 관계에 집중돼 있다.
최씨가 이 전 총재의 방미 자금으로 2억5000만원을 제공했다는 내용과 이 전 총재 방미 시 한인옥(韓仁玉) 여사에게 바버라 부시(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모친) 여사를 소개했다는 내용, 최씨가 이 전 총재의 장남 정연씨에게 용돈을 줬다는 내용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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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의원의 폭로에 따르면 최씨가 한나라당 이 전 총재에게 줄을 댄 시점은 올 2월 방미를 앞두고 방미 일정 조율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이 전 총재의 ‘대세론’이 절정에 이르렀던 시점이었다.
97년 대선 직후 마이클 잭슨과 조지 소로스 등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당선자에게 소개할 정도로 ‘국제통’을 자임했던 최씨는 지난해 11월17일 한국을 방문중인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을 이 전 총재에게 소개시키면서 이 전 총재와 인연을 맺고 또 다시 줄타기를 시도했다는 것이 설 의원의 주장이다.
최씨는 또 윤여준(尹汝雋) 의원의 측근인 문모씨를 통해 한 여사를 3, 4차례 만났으며, 방미 시에는 한 여사와 바버라 부시 여사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것. 설 의원은 “이 전 총재 부부와 최씨 부부가 기념촬영까지 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어 최씨가 이 전 총재의 장남인 정연씨와는 e메일을 주고받았으며 최씨와 정연씨의 인연은 정연씨가 필리핀에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재직 시부터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 의원은 최씨의 비서 천호영씨가 지난달 29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최씨의 비리내용을 올렸으나 홈페이지 게시판에 떴던 천씨의 폭로 내용은 특별한 이유 없이 30분만에 삭제됐고, 그 배경에는 최씨의 윤 의원에 대한 구명운동과 윤 의원의 삭제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증인과 증거 있나〓설 의원은 “다수의 증인을 확보하고 있으며, 증인 중 한 사람이 최씨와 윤 의원 간의 대화내용이 담긴 녹음 테이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그렇게 경고를 했는데…”라며 “정말 부도덕한 사람들이다”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설 의원이 확보하고 있는 증인은 최규선씨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나 신상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설 의원은 ‘녹음 테이프에 최씨가 이 전 총재에게 2억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사실이 명시돼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씨와 윤 의원의 대화내용에 직접 명시된 것은 아니나 발언 정황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말해 이미 테이프가 입수됐음을 시사했다.
설 의원은 “최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한나라당도 내 문제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다. 한나라당도 못 움직인다’고 공언하고 다녔다”고 전하기도 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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