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가 아들 김홍걸(金弘傑)씨와 유상부(劉常夫) 포스코 회장의 면담을 주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 여사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물론 이 여사가 홍걸씨 문제에 직접 개입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2000년 7월 이 여사가 유 회장과 홍걸씨 등의 면담을 주선했다는 보도에 대해 포스코측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여사가 유 회장과 직접 통화한 적이 없고 홍걸씨와의 만남을 주선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청와대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포스코 측은 홍보담당 유병창(劉炳昌) 전무가 유 회장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사전에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자들에게 표현을 잘못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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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발언번복 외압설 |
그러나 유 전무가 이 여사와 유 회장 등이 관련된 예민한 발언을 사전에 확인도 하지 않고 기자들에게 말했다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부족해 이 여사 개입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은 “홍걸씨 뒤에는 이 여사가 있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며 “옷 로비 사건 때부터 각종 권력 비리의 정점에 이 여사가 있다는 풍문이 돌았다”고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이 그동안 제기했던 이 여사 관련 의혹은 세 가지. 2000년 1월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이 국회에서 “옷 로비 중심에 청와대와 대통령의 부인이 있다”고 주장했고, 올 들어선 이 여사가 복지재단을 운영하면서 한 건설사에서 거액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논평을 냈다. 또 4월 국회에서 홍준표(洪準杓) 의원이 “이 여사가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가면서 행낭 30여개를 갖고 갔다. 조만간 영부인 게이트가 터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여사는 99년 ‘옷로비 사건’ 당시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 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에게서 최씨의 구명을 도와 달라는 청탁을 간접적으로 받아 논란의 대상이 된 적도 있다. 이 여사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의상실 ‘라스포사’의 단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이씨가 이 여사에게 접근해 선처를 호소했던 것.
이 여사는 당시 “그런 이야기 하지 말라”며 물리쳤고 이후 별다른 문제가 일어나지는 않았으나 이 여사가 연루됐다는 사실 자체가 구설수에 올랐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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