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종철(朴鍾哲)열사의 부친인 박정기씨가 주도하는 유가족협의회는 국내에서 관 주도로 이루어진 광주 5·18 기념공원과 부산 민주기념공원은 기념일 외에는 시민들이 잘 찾지 않아 ‘민주 정신의 계승지’로서의 역할이 미흡하다며 새로운 추모공원 설립을 주장해 왔다.
유가족협의회는 새로 조성되는 추모공원은 △민주화운동 관계자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대중에게도 민주화운동의 상징성과 역사성이 있어야 하고 △대중교통수단으로 접근이 용이해야 하며 △각종 행정규제가 적은 지역을 대상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피력해 왔다.
▼관련기사▼ |
이에 따라 서울시는 강남구 내곡동 대모산, 남산 구 안기부 터, 용산가족공원, 효창공원 등을 대상으로 부지를 검토해 왔으며 유가족협의회는 대모산과 남산 구 안기부 터가 이들 조건을 만족시키는 최적의 대안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는 대모산은 군사보호시설이 있다는 이유로, 구 안기부 터는 현재 ‘남산제모습찾기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유가족협의회의 압력이 심해지자 의견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갑자기 북한산국립공원으로 부지를 결정한 것.
북한산국립공원은 국유지라서 주민 반발이 적고 인근에 4·19 국립묘지가 있어 상징성도 괜찮다는 판단이 내려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조성되는 묘역이 완공되면 현재 광주 망월동 5·18 묘역,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부산 민주기념공원 및 각 선영 등에 묻혀 있는 민주 열사의 유해 300여기가 옮겨질 계획이다.
북한산국립공원 묘지조성반대연합측은 그러나 “수도권 주민의 허파이자 휴식처인 국립공원은 어떤 이유로도 침범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