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사설]칸에서 인정받은 한국 영화

  • 입력 2002년 5월 27일 18시 51분


프랑스 칸에서 낭보(朗報)가 날아들었다. 영화 ‘취화선’으로 제55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임권택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다. 세계적인 거장들이 참가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이번 영화제에서 임 감독의 수상은 우리 영화사에 자랑스러운 쾌거로 기억될 것이다.

> [화보] 영화'취화선' 작품사진전 (일부)
영화 상세정보 | 예고 | 예고2 | 최민식 인터뷰 | 유호정 인터뷰 보기

이번 수상은 임 감독 개인의 영예일 뿐만 아니라 우리 영화의 앞날을 위해서도 기념비적 의미를 지닌다. 임 감독은 40여년간 영화 제작의 외길을 걸어오면서 ‘임권택 영화’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창출해낸 국내 대표적인 감독이다. 임 감독의 작품세계는 한국적 정서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맞춰져 있다. 이번 수상작 ‘취화선’ 역시 조선조 화가 장승업의 일대기를 한 폭의 산수화처럼 그리면서 우리 예술혼의 원류를 담아내고 있다.

칸 영화제는 흥행성보다 예술성을 중시하는 심사방식으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이번 수상은 ‘임권택 영화’의 예술성을 세계 무대가 인정한 것이며 임 감독 개인으로서는 영화를 향한 각고의 노력과 집념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중학교 중퇴의 학력으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임 감독의 ‘인간 승리’에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지난 몇 년간 우리 영화계는 잇따라 흥행작을 내놓으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영화계에 사람과 자본이 모여들고 이들 사이에 양보 없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수상은 한국 영화의 성장세에 따른 선(善)순환이 그 밑거름이 된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취화선’은 이번 영화제 기간 중 현지 관객들로부터 7분가량 기립박수를 받아 한국적 정서로 표현된 영화가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관련기사▼

- 감독상 임권택 "긴세월의 멍에 벗은 기분"
- '황금 트리오' 신화를 만들었다
- ‘칸’ 감독상 받은 임권택씨 외길45년
- 임권택감독 부인 '70년대 스타' 채령씨
- 임권택 감독 연보
-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폴란스키 '피아니스트'
- '취화선'은 어떤 영화인가
- 역대 주요 국제영화제 수상 연혁
- 최근 5년간 칸 영화제 주요 수상 명단

이번 수상은 냉정하게 보면 한국 영화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임 감독은 물론 이제 막 부흥기를 맞고 있는 영화계가 한국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작품을 계속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