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월드컵 기간중에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 비리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까지 직접 나서 검찰수사의 형평성을 문제삼고 나섰다.
특히 노 후보가 주간지 인터뷰에서 최규선(崔圭善)-윤여준(尹汝雋) 커넥션 의혹 수사가 지지부진한 데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검찰 내부의 ‘친(親) 이회창 세력’을 지목하고 나선 것은 민주당측의 검찰에 대한 불만을 단적으로 대변한 것이란 점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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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후보의 이 같은 검찰관은 최근 이명재(李明載) 검찰총장이 직접 한나라당에 전화를 걸어 “증거만 확보되면 (월드컵 기간 내라도) 김홍업씨를 소환하겠다”고 통보한 데 대해 민주당측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점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 (검찰에) 전화하면 말썽이 없고, 우리가 전화하면 말썽이 생긴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정범구(鄭範九) 대변인도 “(한나라당은) 툭하면 검찰에 몰려가 항의하고 호령하는 게 일상사가 되고, 검찰은 총장이 직접 한나라당에 수사상황을 보고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검찰과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노 후보의 발언을 ‘검찰 길들이기 망언’이라고 비난하며 김 대통령 주변의 비리의혹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노 후보의 위험천만한 검찰관이 놀랍다”며 해명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어 “검찰은 홍업씨 관련 수사에서 마냥 증거 타령만 할 게 아니라 즉각 홍업씨를 소환해 이를 추궁해야 한다”며 “대통령 아들이 이미 한 명 구속됐는데 또 다른 아들까지 구속해서야 되겠느냐는 식의 온정론은 천부당만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이날 선대위회의에서 “모든 비리의 몸통은 김대중 대통령이며, 검찰은 즉각 김 대통령을 수사해야 한다”며 “대통령 차남 홍업씨도 도주의 우려가 큰 만큼 구속수사하라”고 검찰을 압박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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