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출전 사상 48년만에 첫승을 기록한 ‘태극전사’들은 이 기세를 몰아 조 1위로 사상 첫 16강에 진출할 태세다. ‘월드컵의 새역사’를 창조했지만 여기서 멈출 순 없다. 16강진출이란 국민적 염원을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 1위를 차지한다면 생각지도 못했던 8강 진출이란 또다른 대업을 이룰 수도 있어 태극전사들은 아직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만일 한국이 조 2위를 한다면 G조 1위가 유력한 우승후보 이탈리아와 만나게 돼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나 조 1위를 한다면 G조 2위가 될 것으로 보이는 멕시코와 만나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8강을 노릴 수 있게 된다. 멕시코는 지난해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때 우리가 2-1로 꺾었던 팀. 이탈리아에 비해 훨씬 수월한 상대로 한국이 충분히 또다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조 1위가 가능할 것인가. 한국대표팀은 동유럽의 복병 폴란드를 잡고 월드컵 ‘첫경기 징크스’를 훌훌 털어 버림에 따라 한결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물론 10일 만나는 미국은 버거운 상대다. 그러나 한국이 상승세를 탄 데다 주변 여건도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여 1승을 추가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과 일전을 벌이는 10일엔 경기시간이 오후 3시30분. 당일 대구의 날씨가 무더울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런 날씨에 익숙한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홈어드밴티지를 한껏 이용하면서 폴란드전에서 보여줬던 저돌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면 승리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14일 포르투갈전. 포르투갈도 이탈리아를 피하기 위해 조 1위를 노릴 게 뻔하기 때문에 힘겨운 경기가 예상된다. 포르투갈은 사실 우리가 넘기 힘겨운 상대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포르투갈이 모두 2승을 한 상태에서 게임을 한다면 정신력의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강하게 밀어붙인다면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 위성방송 ‘스카이퍼펙트’의 해설위원 윤태조씨는 “폴란드전 승리로 한껏 상승세를 타 16강은 무난할 전망이다. 문제는 포르투갈전이다. 피구와 고메스 등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역시 이탈리아를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홈에서 열리기 때문에 한국이 이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한국의 월드컵사를 바꿔버린 태극전사들이 또다른 ‘새역사’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인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부산〓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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