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관계자들은 물론 축구팬들도 히딩크 감독이 한국에 남아 축구발전을 위해 일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최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은 히딩크 감독에게 10월에 열리는 2002부산아시아경기대회때까지 남아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이 끝난뒤 생각해보자”라며 결정을 미뤘다. 과연 히딩크 감독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네덜란드에서 온 축구전문기자들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이 한국에 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네덜란드 ‘데 텔레그라프’의 발렌틴 드리센 기자는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 감독으로 갈 것이다. 아인트호벤이 2주전 히딩크 감독에게 공식적으로 팀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이 끝난 뒤 얘기하자라며 잠시 미뤘다”고 말했다.
아인트호벤은 히딩크 감독이 85년부터 90년까지 사령탑을 맡아 리그챔피언 우승 3번, 네덜란드컵 우승 3번, 유럽피언컵 우승 1번을 일궈놓은 팀. 아인트호벤은 오래전부터 히딩크 감독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드리센 기자는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과 매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대표팀보다는 클럽팀을 좋아한다. 대표팀은 대회가 끝나면 클럽으로 돌아가는데 클럽팀은 계속 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엔 히딩크 감독이 아인트호벤의 제의를 받아 들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과 부대끼며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신문연합(NPA)’의 잡 반 에센 기자는 “지난해 말 네덜란드축구협회에서 선수들을 상대로 어떤 감독이 사령탑에 앉으면 좋겠느냐라는 설문조사를 한적이 있다. 그때 히딩크 감독이 1위로 꼽혔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한국 때문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이 끝난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감독을 맡은뒤 2004년 유럽선수권이나 2006 월드컵때 다시 네덜란드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
일부에서는 히딩크 감독이 돈을 많이 주는 국가나 프로팀으로 옮길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네덜란드기자들은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우승을 빼놓고는 이룰 것을 다 이룬 감독이다. 돈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을 키우며 즐거움을 찾으며 여생을 즐길 것”라며 일축했다.
대구〓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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