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임명동의안 부결을 계기로 “한나라당이 원내 다수당의 힘을 무기로 방송까지 장악하려 한다”는 비난 여론을 촉발시키겠다는 의지가 감지된다.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 등 당직자들은 이날 “이회창 후보의 장남 얼굴사진을 내보내지 말라거나 ‘이 후보의 아들’이란 수식어를 붙이지 말라는 등의 협박을 한 것은 오만의 극치이자 1당 독재적 발상”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는다면 끔찍한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한나라당도 물러서지 않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MBC가 특정 사안에 대해 의혹을 부풀리거나 진의를 왜곡시켜 특정 후보를 의도적으로 흠집 내고 있다”며 공정보도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MBC 고위간부가 ‘대통령 선거 때까지 병풍(兵風) 문제를 계속 크게 보도하라’고 (보도국에) 지시한 비공식 문건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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