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非盧) 성향의 중도파 의원들이 참여한 ‘구당(救黨)모임’은 24일 “국정감사가 끝나는 10월5일까지 통합신당 구성을 위한 수임기구가 구성되지 않으면 서명자 69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중대결심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동안 물밑에서 세력 확장을 도모해 온 이들 구당모임 의원들은 현재 2단계 시나리오를 짜놓고 있다.
우선 당 진로의 키를 쥐고 있는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결단을 요구한 뒤 여의치 않으면 국감 직후 당무위원회의를 소집해 표대결로 통합수임기구 구성을 관철시킨다는 계획이다. 당무회의는 재적 3분의1 이상(103명 중 35명)이 요구하면 소집할 수 있도록 돼있다.
구당모임의 대표인 최명헌(崔明憲) 고문은 이날 “동교동계 의원 10여명도 서명에 동참할 것이다. 26, 27일경 비노-반노 세력 대표자들이 회동한다”며 세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구당파측의 움직임에 대해 노무현(盧武鉉) 후보측도 정면돌파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노 후보는 이날 “정몽준(鄭夢準) 의원과 나는 걸어온 길, 함께 하는 사람이 다르다”며 후보단일화 주장을 일축했다.
노 후보측은 30일 현판식을 겸한 선대위 출정식을 갖고 대선체제로의 공식 전환을 선포하면 국면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당 내분의 매듭이 갈수록 꼬여가자 당의 정통성을 갖고 있는 한 대표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비노-반노 대표자들과 만나 당 문제를 논의한 자리에서 이들의 통합수임기구 구성 요구에 대해 “그런 요구가 있다면 당헌 당규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시간을 더 갖고 해법을 찾자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25일 노 후보와 조찬회동을 갖는 데 이어 27일경 신당추진 세력들과 만나 거중 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내분이 수습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당내에서도 별로 없다. 특히 국감이후로 결행을 미뤄온 탈당파 의원들의 움직임까지 10월 들어 가시화되면 내분의 진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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