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5일 “초등 3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진단평가를 할 경우 초등학생까지 ‘점수 경쟁’으로 내몰아 학교간, 지역간 성적이 비교되고 공교육 정상화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시험 거부 투쟁 방침을 밝혔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이번 평가 결과가 성적에 반영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학생을 학원에 보내 시험을 준비하게 하고 예상 문제집도 팔리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초중고교생의 1%인 5만여명이 초등 3학년 수준도 못되는 것으로 나타났듯이 기초학력 평가는 초등 3학년생이 학습의 기초인 읽기, 쓰기, 말하기 등 소위 ‘3R’를 갖췄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누가 고득점을 받았는지를 알아보는 통상적인 시험과는 다르다.
교육부는 평가 결과를 학교와 개인에게 학력 수준을 3, 4등급 정도로 통보해 교육 및 장학자료로만 활용하고 전국 석차나 지역간 비교 등의 자료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상주(李相周) 교육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기초학력 평가는 교육을 책임진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1, 2년 정도는 국가가 평가를 시행하고 그 이후에는 시도가 맡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교원단체들이 반대하는 속내에는 교원들이 평가업무를 잡무로 여기고 혹시 평가 결과가 학교장이나 교사의 능력을 평가하는 자료로 사용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또 지금까지 아무 반응이 없던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평가방법의 보완을 건의하고 나선 것도 사실은 교원단체들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반대론을 제기하기에 앞서 미국 뉴질랜드 영국 등은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봤으면 한다.
이인철기자 사회1부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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