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JP제휴론' 띄워 勢확산 선점▼
한나라당이 충청권 공략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는 ‘JP(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의 제휴론’이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JP와의 제휴론이 나오고 있는 것은 충청권의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지지도가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에 뒤지는 상황에서 JP와 손을 잡으면 위기국면을 돌파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JP가 정 의원과 손잡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JP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JP와 제휴했을 때의 득실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 데다 당내 갈등을 촉발시킬 위험성도 있기 때문이다.
3일 대전을 방문한 이 후보가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JP와의 제휴 추진설을 일축한 것도 당내의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그는 다만 “뜻을 같이 하는 세력과는 언제든지 같이 할 수 있다”며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당 대선기획단은 보고서를 통해 자민련과의 합당이나 ‘느슨한’ 연대 등의 장단점을 분석한 뒤 충청권 출신 인사를 전면 포진하는 방안 등을 건의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JP 제휴론’에 부정적인 의견도 많다. 강재섭(姜在涉) 최고위원은 “JP와 손잡을 경우 충청권 득표엔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다른 지역에선 오히려 표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JP와 관련해 당내 세력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있는 것도 이 후보에게는 부담이다.
서청원(徐淸源) 대표와 신경식(辛卿植) 대선기획단장 등은 JP 영입에 적극적이지만, 자민련을 떠나 한나라당에 입당한 김용환(金龍煥) 선대위 공동의장과 강창희(姜昌熙) 최고위원은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특히 수도권지역 의원들의 반발 강도는 더 거세다. 인천의 안영근(安泳根) 의원은 “자민련의 지지도가 민주노동당보다 낮은 현실에서 JP와 손잡는 것은 죽은 고목나무를 살려주는 격”이라고 했고, 서울의 이성헌(李性憲) 의원도 “JP는 역사적 소명을 다한 사람이 아니냐”고 비판했다.어찌됐든 ‘JP와의 제휴’ 여부는 앞으로 이 후보의 충청지역 지지도에 달려 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노무현 "개혁신당 부를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0%대 중반에서 답보상태에 빠져 있는 지지도를 이달 안에 25%선 이상으로 끌어올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의 양자대결 구도로 국면을 전환시킨다는 생각이다.
노 후보측은 3일 밤 MBC ‘100분 토론’ 출연에 이어 이달 안에 광주 전주 대전방송 등 지역민방을 포함해 모두 6차례나 예정된 TV토론에 승부를 걸고 있다.
또 파격적인 정치개혁 프로그램을 앞세워 20, 30대 청년층의 지지기반을 다지고 정몽준 의원에게 잠식당한 호남 껴안기에도 나설 계획이다. 4일 ‘노풍(盧風)’의 진원지인 광주를 방문해 지역경제인과 당직자들과 잇따라 만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지지층이 겹치는 것으로 나타나는 정 의원과의 차별화 전략도 준비하고 있다. 2일 노 후보가 정 의원을 ‘과거 정경유착 시대에 기반을 굳힌 특권세력’이라고 지칭한 것이나, 당 공식논평에서도 ‘기회주의 정치’라고 비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선대위의 국민참여운동본부는 다음주부터 100만인 서포터스 모집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서 1만여개의 각종 직장인 동호회를 네트워크화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시사평론가 유시민(柳時敏)씨가 주도하는 개혁신당과의 연대도 모색 중이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정몽준 "때 되면 대세몰이"▼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3자 대결에서 최소 30%대의 지지율을 넘어서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와 확실한 양강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의원은 이를 위해 의원 영입보다는 ‘정치혁명’의 기치에 걸맞은 ‘질(質)’을 갖추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정 의원이 3일 한나라당의 ‘JP 끌어안기’ 움직임에 대해 신경쓰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정 의원은 또 민주당 의원들과의 접촉이 뜸한 데 대해 “무슨 뒷거래나 흥정을 하는 것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
이심전심(以心傳心) 화이부동(和而不同)으로 많은 분들이 이해해주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DJ 음모론’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의 합류를 서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은 대신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와의 재회동은 물론 민주당 개혁성향 의원과 ‘탈 3김’ 이미지가 강한 원외인사, 전직 총리급 인사들의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기초작업’과 함께 정 의원의 동문서답식 화법을 보완해 진면목을 보여주면 지지율 30%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게 측근들의 희망섞인 관측이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민주당 및 자민련 의원들과의 ‘대통합’을 통해 대세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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