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 전 국무부장관은 20일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군사 능력면에서 보자면 북한은 이라크보다 더 큰 위협으로, 미국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군사적 행동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이는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이 필요한 문제이며 우리는 아직 그 상황엔 가까이 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핵무기와 100만명의 병력 및 수백기의 미사일을 거론하며 “북한은 분명히 이라크보다 훨씬 위협적인 군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선 “이라크 문제를 해결할 때와 같은 엄중함과 진지함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방송에서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이 이라크와 북한에 대해 다른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를 일축하며 “미국은 두 나라에 대해 같은 정책을 추구하나 정책의 단계가 서로 다를 뿐”이라고 주장했다.
포스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를 북한보다 더 큰 위협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양국에 대해 다른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최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9·11테러를 찬양했으나 미국에 대한 이 같은 적대감은 북한에선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브루킹스연구소의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소장은 “이라크는 호전적이기 때문에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할 경우 더욱 대담해질 것으로 예상되나 북한은 생존을 위한 현상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평가하는 등 이라크와 북한의 위협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들마다 엇갈리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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