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키신저 "北, 이라크보다 위협적"

  • 입력 2002년 10월 21일 18시 52분


미국이 바라보는 북한과 이라크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미국이 대량살상무기 보유를 부인하는 이라크에 대해선 전쟁을 준비하면서 최근 핵무기 개발을 시인한 북한에 대해선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고 나섬으로써 제기되고 있는 의문이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부장관은 20일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군사 능력면에서 보자면 북한은 이라크보다 더 큰 위협으로, 미국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군사적 행동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이는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이 필요한 문제이며 우리는 아직 그 상황엔 가까이 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핵무기와 100만명의 병력 및 수백기의 미사일을 거론하며 “북한은 분명히 이라크보다 훨씬 위협적인 군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선 “이라크 문제를 해결할 때와 같은 엄중함과 진지함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방송에서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이 이라크와 북한에 대해 다른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를 일축하며 “미국은 두 나라에 대해 같은 정책을 추구하나 정책의 단계가 서로 다를 뿐”이라고 주장했다.

포스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를 북한보다 더 큰 위협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양국에 대해 다른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최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9·11테러를 찬양했으나 미국에 대한 이 같은 적대감은 북한에선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브루킹스연구소의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소장은 “이라크는 호전적이기 때문에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할 경우 더욱 대담해질 것으로 예상되나 북한은 생존을 위한 현상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평가하는 등 이라크와 북한의 위협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들마다 엇갈리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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