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29일 YTN초청 토론회에서 “정 의원이 좀 당황한 것 같은데 배후 운운은 터무니없다”며 “정 의원측은 (주가조작 개입을) 3년 전 내가 한 얘기라고 말하고 있으나 당시 우리가 아니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검찰 수사를 문제삼으면서 정씨 일가 의혹을 강력 제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이날 선거전략회의에서 “위기에 몰린 정 의원이 아무 관련 없는 우리 당을 끌고 들어가는 ‘물귀신 작전’을 쓰고 있다”며 “정 의원의 ‘부하직원 폭행’ 및 ‘노동자 테러지시’에 대해서도 검증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말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진짜 배후는 대신 감옥살이한 사람의 가슴에 원한을 맺히게 한 정 의원 자신이다”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측도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정 의원은 이날 광주 방문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 전 회장이) 한나라당의 공작에 의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제 인격을 훼손한 것이라면 이회창 후보는 사퇴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 전 회장의 말이 사실로 밝혀지면 내가 사퇴하고 사실이 아니라면 이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건 당시(98년) 현대중공업은 여유자금이 많아 한해 1조원의 주식투자를 했고, 현대전자와의 거래는 순수 투자목적이었을 뿐 주가조작과는 관계가 없다는 담당검사의 인터뷰도 있다”며 “한나라당측이 이렇게 하는 것은 남자답지 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통합21의 정광철(鄭光哲) 공보특보는 이 전 회장의 즉각 귀국과 배후 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정 의원과 한나라당을 싸잡아 공격하며 ‘어부지리(漁父之利)’를 노렸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주가조작의혹의 실상을 바로 밝혀야 하는 것은 물론, 한나라당의 ‘몽(夢) 죽이기’ 선거공작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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