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한나라-정몽준의원측 '붉은악마' 신경전

  • 입력 2002년 10월 30일 18시 55분


월드컵 열기를 주도했던 붉은 악마의 신인철(申寅澈·사진) 전 회장의 행적을 둘러싼 한나라당과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의원측의 신경전이 뜨겁다.

발단은 한나라당 김영춘(金榮春) 의원이 29일 한 인터넷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 의원이 신 전 회장에게 마약 복용 문제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선거운동을 요청했다”고 한 발언. 김 의원은 “신 전 회장이 우리 당 김문수(金文洙) 의원을 찾아와 ‘정 의원에게 신변위협을 받고 있으니 신변 안전을 요청한다’며 자필로 신변보호요청서를 썼다”며 “김문수 의원은 신 전 회장의 심리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 같아 그를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의원은 30일 “신 전 회장의 자필 신변보호요청서 1장과 메모지 1장을 갖고 있다”며 “그의 심리상태가 안 좋고 불안해서 집으로 돌려보낸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김문수 의원이 확보 중인 신변보호요청서엔 신 전 회장의 자필 서명과 함께 ‘정부 관계자와 축구협회로부터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의원측은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정 의원은 이날 대전방송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영춘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며 “이러다가 한나라당 의원 142명 전원이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정광철(鄭光哲) 공보특보는 논평에서 “한나라당은 공작 정치 선수들의 집합소”라고 비난했다.

김영춘 의원은 “마약 관련 발언은 와전된 것으로 확인돼 해당 언론사에 즉시 삭제요청을 했다”며 “전체적인 취지는 신 전 회장이 그런 얘기를 했지만 한나라당은 정 의원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려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본보기자는 붉은 악마 관계자를 통해 신 전 회장의 입장을 들으려고 했으나 신 전 회장은 최근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어 접촉할 수가 없었다. 붉은 악마의 한 간부는 30일 “김영춘 의원의 주장은 들어서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신 전 회장 본인에게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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