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측은 일단 형평성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인다는 입장이지만 두 후보에게 배정하는 시간은 합쳐서 ‘노무현(盧武鉉)-정몽준(鄭夢準) 토론’에 배정했던 112분 이상은 허용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KBS측은 “‘후보간 동등 시간을 배분해야 한다’는 선거방송준칙에 따라 두 후보에게 112분 이상 줄 수 없고 각 후보가 56분씩 나눠 쓰는 방법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측은 “이회창-권영길 후보의 대담이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토론회와 형평성 차원에서 방송사에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개별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112분 내에서 두 후보가 나눠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SBS측은 “8시 뉴스 등 기존 편성을 함부로 깰 수 없기 때문에 모든 후보의 생중계 요청을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들은 후보들의 방송 순서에 대해서도 ‘방송사는 제작에 관여할 수 없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 해석을 근거로 “두 정당이 순서와 시간 배분을 미리 합의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반론권 차원이라고 해도 각 정당에서 일방적으로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KBS 진홍순 보도국장은 “TV토론이 ‘검증’이 아닌 ‘일방적 홍보수단’으로 변질되는데도 방송사는 단순 중계만 할 뿐 아무런 역할을 할 수가 없다”며 “정당주최 토론회만 허용한 선관위 결정이 방송사의 편성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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