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전 고검장은 이날 한나라당에서 이 후보와 서청원(徐淸源) 대표를 만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주저하거나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선택을 했다”며 “이 후보가 부정부패 척결을 제1의 지상과제로 삼고 어제(8일) 그 의지를 밝힌 만큼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충북 옥천 출신으로 충청권 유권자들의 신망이 높은 심 전 고검장은 그러나 한나라당에 입당하지는 않고 앞으로도 정치권에 예속되지 않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심 전 고검장은 “이 후보측에서 그간 여러 차례 부정부패를 척결할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인사를 찾는다며 나에게 연락을 취했다”며 “이 후보가 나를 선택한 것 자체가 이 후보의 부정부패 척결 의지를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심 전 고검장은 이어 “나는 어느 당의 편도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부담을 느껴서라도 부정부패 척결에 매진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 후보 지지 배경에 대해 “그간 정치권과 담을 쌓고 지냈지만 이제는 만연한 부패가 국가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역사적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까봐 고심하기도 했지만 기다리기보다는 ‘행동하는 지성’이 되기로 결심하고 나니 오히려 떳떳하다”고 말했다.
심 전 고검장은 “이 후보측에서 ‘(이 후보가) 대통령에 집권할 경우 어떤 자리를 주겠다’는 구체적인 제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 전 고검장은 99년 대전법조 비리 사건 당시 검찰총장의 퇴진을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뒤 면직 처분을 당했으나 지난해 대법원의 복직 확정 판결을 받고 검찰에 복귀했으며 올 1월 옷을 벗었다. 그가 99년 면직 처분을 받자 많은 후배 검사들이 집단 서명을 하며 그를 지지했으며 97년 당시 대검 중수부장으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를 구속해 ‘국민의 중수부장’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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