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단일화 협상에 깊숙이 간여했던 내부인사로부터 ‘집권시 각료와 주요 기관장 몫의 50%를 요구했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단일화 물밑 거래의 의혹까지 제기돼 더욱 어수선한 분위기다.
1차 단일화협상단장이었던 이철(李哲) 전 의원과 12일 노 후보와 정 대표간 전화통화를 주선, 대선공조에 결정적 전기를 마련했던 최욱철(崔旭澈) 전 의원은 19일 탈당 회견에서 정 후보의 리더십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불만을 털어놨다.
이들은 “정 대표가 노 후보에 대한 지지철회의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다수 의견이 배제되는 정당에서 함께 일하기 어렵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또 이 전 의원은 한 인터넷신문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통합21의 정책공조 협상에서 통합21은 애초 총리, 국가정보원장, 국방 외무 법무 통일장관 등 6자리를 포함한 각료의 50%, 총리의 확실한 내각제청권, 정부산하단체와 국영기업체 등 정부가 사실상 임면권을 갖는 자리의 50%를 요구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측이 공동정부 요구에 응하지 않자 ‘민주당 쪽이 구체적인 공동정부 구성안을 내놔라’는 식으로 요구가 변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통합21에는 극소수만 남게 될 것이다”라고 당의 사실상 와해를 점치기도 했다.
실제 당내에서 정 대표의 지지 철회를 사전에 감지한 당직자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극소수 측근들이 공동유세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를 감정적으로 몰고 가는 과잉충성 행태를 보인 결과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당직자는 “공당의 대표가 국민과의 약속을 깨뜨리면서 앞으로의 파장과 대책에 대한 논의절차조차 밟지 않은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성토했다.
신낙균(申樂均) 최고위원과 박범진(朴範珍) 김민석(金民錫) 특보 등이 이날 아침 정 대표의 서울 평창동 자택을 찾아 ‘지지 철회’ 번의를 간곡히 요청한 것도 이 같은 내부 기류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정 대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정광철(鄭光哲) 공보특보는 “이미 끝난 얘기다. 지금 와서 번복한다면 정말 우스워진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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