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특집]초등생 새학기 적응지도 "자신감 심어주세요"

  • 입력 2002년 2월 20일 17시 22분


교유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거나 나쁜 버릇이 생기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교유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거나 나쁜 버릇이 생기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주부 홍모씨(38)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딸 때문에 고민이 많다. 새학기만 되면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소심한 성격의 딸이 학교 가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딸이 새학기가 시작되면 새로운 친구와 교사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새학기가 시작되면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지, 나쁜 친구들을 사귀다 잘못된 습관을 배우지 않을지 걱정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서울시청소년종합상담실 하정(河靜) 상담원은 “새학기가 시작되면 자녀에게 달라진 학교 환경과 준비물 등을 미리 가르쳐주고 자녀와 대화를 늘려 학업이나 교우관계 등의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구와 어울리지 못해요〓청소년기에는 자신과 다른 사고와 행동방식을 보이는 친구들을 배척하려는 경향이 높아진다. 자녀가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할 때는 먼저 교우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주장만 내세우면 외톨이가 된다는 사실을 자녀에게 알려주고 담임교사와 자녀의 학교 생활에 대해 의논한다. 따돌림 당하는 자녀를 무조건 꾸짖거나 윽박지르지 말고 자신감을 북돋워 줄 수 있는 말을 건네는 것이 좋다.

새학기에 낯선 학교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녀에게는 친구를 사귀는 방법을 일러주면 도움이 된다. 자기 소개, 호감을 주는 인사말, 취미나 날씨 이야기 등 처음 만난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요령을 알려준다. 소심한 자녀에게는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충고와 함께 실수를 했을 때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요령을 설명한다.

▽학교에서 싸움을 해요〓친구를 자주 때리는 아이는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거나 학교나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폭력성의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설명해주는 ‘공감 훈련’이나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감정통제 훈련’이 필요하다. 지나친 과보호는 감정에 대한 자제력을 약하게 만든다.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친구에게 자주 맞고 들어오는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무시하면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대처방법을 의논하는 것이 좋다. 학교를 찾아가서 교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도 필요하다.

▽도벽이 있어요〓물건을 훔치는 행동은 소유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거나 학교나 가정에 대한 불만이 있기 때문이다. 친구나 상급생의 강요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물건을 훔친 자녀를 꾸짖기에 앞서 이유를 먼저 들어보는 것이 좋다. 평소 학교 생활에 대해 담임교사와 상담하는 것도 필요하다. 물건을 갖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한지 소유 개념을 일러주고 용돈 관리 습관에 대해서도 확인해본다. 습관성 도벽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욕설을 배웠어요〓또래 집단끼리 친밀감과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서 욕설을 무심코 배우는 초등학생들이 많다. 아이가 욕설을 배우는 환경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부모의 잘못된 언어 습관을 자녀가 배우지 않도록 모범을 보여야 한다. 욕설을 하거나 은어를 쓸 때마다 정확한 의미와 올바른 표현 방법을 일러준다. 가정에서 쓰지 말아야 할 표현 등을 정하고 이를 어기면 벌점을 주거나 반성문을 쓰도록 하면 잘못된 언어습관을 교정할 수 있다.

▽아이가 게을러요〓게으른 아이는 성격 탓도 있지만 가정에서 생활 습관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부모의 급한 성격 때문에 자녀의 행동을 게으른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담임교사와 자녀의 학교 생활 태도를 의논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나서서 자녀의 일을 대신 처리해주면 책임감이 부족하고 게을러진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하고 생활계획표에 따라 생활하도록 유도한다.

▽성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초등학생이 되면 성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저학년에게는 생식기의 정확한 명칭과 기능을 설명한다.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차이와 몸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은 초경을 하거나 몽정을 할 정도로 조숙한 아이가 많기 때문에 생리, 몽정, 임신, 출산 등을 부모의 경험을 곁들여 설명하면 자녀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여자 아이에게는 성폭행에 대한 대처방법을 일러주는 것도 필요하다.

(도움말〓서울시청소년종합상담실)

박 용기자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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