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국양(52) 가천의과대 길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이 캄보디아 어린이 잔타(13) 양의 2차 수술을 시작했다.
잔타 양의 병명은 선천성 심장기형인 ‘팔로시사징증’. 심장 격벽에 구멍이 나 있어 심장이 수축돼도 혈액이 온몸으로 제대로 퍼져나가지 못하는 병이다.
이 때문에 잔타 양은 어려서부터 늘 숨이 가빴고 여느 어린이처럼 뛰어다닐 수도 없었다.
구원의 손길은 2002년 먼 동쪽 나라에서 왔다.
당시 캄보디아에서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하던 이규찬(42·방사선종양학과) 길병원 교수는 유난히 입술이 파랗고 숨쉬기 어려워하는 잔타 양을 진료했다.
이 교수가 현지의 큰 병원으로 옮겨 잔타 양을 정밀 검사한 결과 팔로시사징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 교수는 2005년에 다시 캄보디아를 찾아 잔타 양을 만났다. 3년 전보다 증세가 더욱 악화돼 있었다. 수술을 받지 않으면 이후 몇 년밖에 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이 교수는 한국에 돌아와 자신이 다니던 교회 홈페이지에 잔타 양의 딱한 사정이 담긴 글을 띄웠다. 자선단체인 밀알심장재단 측이 선뜻 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도 “치료받을 아이를 더 늘리자”며 팔을 걷어붙였다.
결국 올해 5월 국내 심장수술 분야의 권위자인 박 교수를 포함한 7명의 의료진이 구성됐다.
지난주 프놈펜에 도착한 이들은 잔타 양을 비롯해 8∼13세의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 6명을 수술했다. 한국 의료진과 현지 한국 교민들의 수혈까지 받으며 수술을 받은 잔타 양은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프놈펜=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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