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부산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야구선수 정재훈(사진)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어요. 외환위기 때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고 가정 사정이 나빠지면서 사고뭉치였던 제가 마음을 잡아보려고 시작한 운동이었습니다.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혼자 저를 키워주시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야구를 했습니다.
다행히 야구에 소질이 있다는 주위의 칭찬을 받았고, 야구 명문 부산고에서 1학년 때부터 주전 선수로 뛰는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 결과 2007년과 2008년에 화랑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도 시련이 오는가 봅니다. 3학년이 되면서 어느 날부턴가 조금만 뛰어도 다리가 아파 병원에 가보니 정강이 피로골절이란 진단이 나왔습니다. 의사선생님이 그동안 연습을 너무 심하게 했으니 최대한 안정을 취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가정 형편 때문에 저의 훈련비를 걱정하면서 어렵게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꼭 프로구단에 가야 합니다. 주장으로서 후배들도 이끌어야 합니다. 아파도 이겨내야 한다고 저를 다그치지만 그럴 때마다 경기가 더 안 풀리는 것 같아서 답답하기만 합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번 타자 이용규 선수의 근성과 파이팅을 보면서 저런 형을 닮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머리에 공을 맞고, 도루를 하다 헬멧이 깨져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 플레이’를 정말 배우고 싶었어요.
지금 저는 프로에 못 가면 야구를 계속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어떻게든 잘해서 좋은 선수가 되고 싶은데, 형이 그랬듯 저도 오뚝이처럼 일어날 수 있을까요?
‘WBC 영웅’ 이용규 선수
“근성-실력으로 시련을 이겨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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