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구두 몰래 신고 달아난 대학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7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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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구두는 한 눈에 봐도 고급스러웠다. 때마침 음식점은 손님들로 붐볐다. 혼잡한 틈을 타 몰래 신고 나가도 아무도 모를 것 같았다. 대학생 김모 씨(19)는 24일 오후 11시경 서울 중구 충무로의 한 음식점을 나서다 명품 백구두를 발견했다. 김 씨는 마치 자기 것처럼 자연스레 그 구두를 신고 음식점을 나섰다.

몇 분 뒤 식사를 마친 홍콩인 관광객 왕모 씨(20)도 음식점을 나섰다. 그러나 아무리 신발장을 뒤져봐도 자신의 구두가 보이지 않았다. 650달러(한화 75만원)나 주고 산 명품이었기 때문에 꼭 찾아야만 했다. 경찰에 신고한 뒤 출동한 경찰과 함께 음식점 폐쇄회로(CC)TV를 살펴봤다. 한 남성이 태연하게 자신의 신발을 신고 나갔고, 이 남성의 일행 중 한 명이 신용카드로 음식값을 결제하는 모습이 보였다.

경찰은 카드 결제자를 추적해 김 씨를 찾아냈고, 김 씨는 훔친 구두를 들고 26일 오후 서울 중부경찰서에 출두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술에 너무 취해 내가 평소에 신던 하얀 운동화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당시 음식점에 하얀 신발은 그 구두 하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김 씨를 불구속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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