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3억8000만원 빌려 ‘돈을 물쓰듯’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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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스포츠카-할리데이비슨 굴리고 골프 외유도

2007년 6월 김모 씨(33·강원 강릉시)는 20억 원짜리 건물을 갖고 있는 사업가로 행세하며 초등학교 동창인 오모 씨(33·여)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솔깃한 제의를 했다. 3억 원 상당의 땅을 구입하는데 1억5000만 원이 부족하니 돈을 빌려주면 높은 이자와 함께 열흘 안에 갚겠다고 한 것. 오 씨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아 돈을 빌려줬으나 상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때부터 김 씨에겐 호화 생활이, 오 씨에겐 고통과 분노의 생활이 시작됐다. 피해자도 잇따랐다.

김 씨는 1억 원짜리 시보레 코르베트 스포츠카와 BMW 승용차,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여자 친구에게는 수백만 원짜리 명품 핸드백을 선물했다. 외국여행도 두 차례 다녀왔다. 피해자들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김 씨는 2008년 12월 친척에게 같은 수법으로 1억3000만 원을 빌린 뒤 여자친구와 함께 캐나다로 도망쳤다. 김 씨는 이곳에서 골프장, 관광명소 등을 다니며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김 씨는 지난달 23일 밴쿠버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가려다 인터폴에 체포돼 1일 국내로 압송됐다. 강릉경찰서는 4일 김 씨에 대해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친구, 선후배, 친척 등 5명에게서 총 3억8000만 원을 빌려 탕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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