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서울 혜화경찰서에 장모 양(16) 등 10대 여성 청소년 5명이 잡혀왔다. 이들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성들에게 “10만 원을 주면 성관계를 하겠다”고 제안해 모텔로 유인한 뒤 지갑을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일단 이들이 진술한 주민등록번호를 토대로 조사를 하고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경찰청에 지문조회를 의뢰했다. 미성년자라 주민등록증이 없었기 때문. 경찰은 조회 결과가 나오기 전 주범 장 양을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20여 일 뒤 경찰과 검찰은 깜짝 놀랐다. 장 양의 지문이 절도 전과와 함께 경찰청에 등록돼 있었고, 신원을 확인한 결과 남자였던 것. 장 양은 그때서야 자신의 정체가 최모 군(16)이라고 털어놨다. 남자임을 밝히기 싫었던 최 군은 경찰 조사에서 친구 장 양의 주민등록번호를 댔다. 어릴 때부터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 최 군은 여장을 하고 다니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최 군과 같이 범행을 저지른 친구들도 “남자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청치마를 입고, 여성 속옷까지 살짝 드러내 여성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구치소에서 여성 수감자들과 함께 있던 최 군은 지난달 30일 남자 수용동으로 이감됐다. 검찰도 피의자 인적사항과 성별 등 공소장 내용을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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