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영등포 지역 폭력조직인 새마을파 전 두목 이모 씨(70)의 고희연(古稀宴)이 열린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모 호텔.
연회장으로 가던 다부진 어깨의 중년 남성이 버럭 화를 냈다. 호텔 입구에는 특공대 19명 등 경찰 180여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참석자가 연회장에 들어갈 때마다 쉴 새 없이 경찰의 채증(採證) 카메라가 돌아갔다. 검은 양복에 짧은 머리 등을 한 이들은 불심검문도 받았다.
1960년대 영등포 일대를 주름잡던 이 씨의 고희연에는 오랜만에 전국의 '어깨'가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었다. 양은이파 조양은(60), 칠성파 이강환(67), 범서방파 김태촌 씨(61) 등 옛 폭력조직 두목과 조직원들이 대거 초대됐다. 호텔 측은 400인분의 식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경찰이 삼엄한 경계에 나서는 바람에 연회에는 가족과 지인 50여명만이 참석했다.
앞서 경찰은 전국 50여개 폭력조직에 '강남 한복판에서 경조사 때 회합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도 보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9일 "결혼식, 장례식 등 경조사를 빌미로 조직폭력배들이 뭉치는 걸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찰은 온 몸에 용 문신 등을 새긴 조직폭력배의 대중목욕탕 출입도 이용자에게 공포감을 준다는 이유로 제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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