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중도진보 정치인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암살되면서 친미 파키스탄 정부가 위기를 맞았다.
4일 파키스탄 최대 지역인 펀자브 주의 살만 타세르 지사(66)는 수도 이슬라마바드 자택 근처 쇼핑센터에서 전용차로 돌아오다 이날 경호를 맡은 경찰 엘리트 요원에게 29발의 총탄을 맞고 숨졌다. 붙잡힌 용의자 말릭 뭄타즈 후세인 콰드리(26)는 “타세르가 신성모독을 옹호했기 때문에 살해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경찰은 콰드리의 단독 범행인지 배후 음모가 있는지 수사를 시작했다.
집권 여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 소속의 타세르 지사는 지난해 11월 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트를 모독했다는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여성을 면회한 뒤 그의 사면을 주장하면서 신성모독죄 철회를 요구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극심한 비난을 샀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현 대통령의 친구이자 동지이기도 한 그의 죽음은 최근 입지가 흔들리는 PPP와 자르다리 대통령에게 심각한 타격이라고 미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PPP는 여권 제2당인 무타히마민족정당(MQM)이 2일 연립정부를 이탈하면서 의회 다수당 지위를 잃었다. 최대 야당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도 물가 통제와 재정 지출 30% 삭감 등을 담은 개혁안을 사흘 안에 받아들이지 않으면 총리 불신임에 돌입하겠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세속 정당을 지향하는 PPP는 탈레반과 이데올로기를 공유하는 극단주의자들이 정부기관 내부에까지 뿌리를 내렸다는 점에 더욱 경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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