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으로 입양한 아기가 남편이 바람을 피워 낳은 아이 같다고 의심하며 지속적으로 폭행해 뇌사 상태에 빠지게 한 20대 주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생후 3개월 된 아기를 입양해 기르다 머리를 마구 때려 뇌사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중상해)로 주부 이모 씨(29)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올해 8월 입양을 알선하는 인터넷 카페에 “입양을 희망한다”는 글을 올려 한 여성으로부터 생후 3개월 된 아기를 입양하고 같은 달 26일 출생신고를 했다. 그러나 아기를 본 주위 사람들이 “아빠랑 꼭 닮았다”고 하자 남편이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자신이 입양한 것이라고 의심하다 급기야 주먹까지 휘둘렀다.
아기는 결국 지난달 13일 뇌사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를 수상히 여긴 담당 의사의 신고로 이 씨의 범행이 드러났다. 병원에 입원할 당시 아기의 이마에는 검붉은 반점이 있었고 허벅지에는 시커먼 멍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기는 현재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입양한 아기만 예뻐하고 친자녀는 등한시했다”고 진술했다. 이 씨 부부는 뇌성마비 장애가 있는 첫째 아들(3세)과 14개월 된 둘째 아들이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 부부는 혼인신고를 한 지 3년이 되지 않아 법적으로 입양을 할 수 없었지만 평소 알고 지내던 어린이집 원장 이모 씨(39)와 보육교사 김모 씨(37)가 보증을 서 줘 불법으로 입양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원장 이 씨와 김 씨도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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